안철수 "文과 양강대결서 승리"…표류하는 보수표심 겨냥
'정경유착 근절·공정경쟁' 공약…염수정 추기경 찾아 통합 행보
최경환 의원 영입등 캠프 쇄신도 박차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6일 대선 본선을 겨냥한 정책 및 국민 통합 행보를 이어가며 '대세론'을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항마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범보수 진영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잠룡으로 꼽히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이 민주당과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의 양강구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나름의 시나리오에 터 잡은 행보다.
여기에는 보수표의 집결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표류하는 합리적 보수층의 표심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렸다.
실제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직후인 전날 오후 전국 성인남녀 1천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안 전 대표는 1.8%포인트 상승한 12.0%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황 권한대행 지지표 중 안희정(14.9%) 충남지사에 이어 가장 많은 11.6%를 흡수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거듭 언급해온 대로 문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경제개혁 정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올랐다'는 질문에 "제가 말씀드린 대로다.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양강구도 대결이 될 것이다"라며 "거기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 전 대표 측은 급격한 지지율 상승은 여전히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은 '샤이 안철수' 표심이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시기"라며 "콘텐츠 경쟁력 등 미래를 대비한 준비된 지도자를 점을 계속 부각해 나가면서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본격적인 승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한 정책 행보를 해나가면 문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지만, 개혁을 바라는 중도·보수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자신이 꾸준히 강조해온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 및 재벌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경유착 해소 등을 골자로 한 경제개혁 정책을 내놓으며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세계의 많은 언론이 지적했듯이 비폭력 시민혁명 이후에 대한민국의 최대 개혁과제는 정경유착을 뿌리 뽑는 것"이라며 "공정한 대한민국의 시작은 권력과 재벌의 부당거래를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통합이라는 것이 생각을 같게 만드는 게 아니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추기경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는 캠프 쇄신 작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안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광주 북구을이 지역구인 최경환 의원을 캠프 총괄본부장격으로 영입하는 등 주요 캠프 보직 인사를 하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캠프에 좌장이 없는 상황에서 일사불란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캠프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본격적인 대선 가도를 달리기 위한 복안으로 보인다.
사전선거인단 등록 없는 현장투표를 80% 반영한 경선룰이 조직이 약한 안 전 대표로서는 부담인 만큼, 경선의 초반 판세가 달린 광주 출신으로 다양한 정치 경험을 가진 최 의원에게 캠프 지휘봉을 줬다는 분석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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