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몬 광통신 기술 개발…40배 빠른 CPU 가능성 제시
IBS 연구진 "광-전기 신호전달 병목현상 개선 나노안테나 개발"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플라즈몬 현상을 이용해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초고속 광통신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앙처리장치(CPU)의 처리 속도를 40배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16일 얇은 금속 박막에 나노안테나들을 무질서하게 배열, 광-전기 정보전환 시 생기는 신호전달의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중앙처리장치(CPU)의 집적률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집적률이 높아질수록 발열 등 장치 성능을 저해하는 요소들도 증가한다.
최근 전기신호보다 수백배 빠른 광신호로 전자소자의 속도를 올리는 연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광-전기 정보전환 시 생기는 신호전달 병목현상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연구팀은 얇은 금속 박막에 나노안테나들을 무질서하게 배열해 병목현상을 해소, 기존 나노안테나보다 40배 넓은 대역폭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안테나는 금속 박막에 직경 200nm의 구멍을 뚫어 만든다. 이곳에 빛(광신호)을 쪼이면 표면 플라즈몬(전기신호)이 생긴다. 플라즈몬은 빛이 특정 환경에서 금속과 부딪히면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처럼 표면에 전자 밀도파가 형성되는 현상으로 광신호를 표면을 따라 전파하는 전기신호로 변환시켜 전자소자의 신호로 쓰기에 적합하다.
기존 연구의 나노안테나는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어 다수의 안테나가 하나의 안테나처럼 작동, 많은 신호를 동시에 소화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나노안테나를 무질서하게 배치, 플라즈몬의 다중산란을 유도해 나노안테나 간 간섭을 줄임으로써 각각의 나노안테나가 독립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다수의 나노안테나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면 다중입력 다중출력(MIMO)으로 동시에 최대 정보 전달이 가능하고 3차원 공간을 움직이는 빛이 2차원 표면의 전기신호로 바뀔 때 생기는 정보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마이크로프로세서 6개에 플라즈몬 신호를 동시에 전달하고, 광학적 이미지를 표면 플라즈몬 신호로 전송하고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에서 나노 수준의 마이크로프로세서들 사이를 초고속 광통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며 "이런 방식이 앞으로 컴퓨터 속도 개선에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3월 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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