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 군대가 상처에 바른 이유 있다…피뿌리풀 효능 확인

입력 2017-03-16 12:00
칭기즈칸 군대가 상처에 바른 이유 있다…피뿌리풀 효능 확인

KIST 연구진 "기존 치료제 원료보다 상처 치유 효과 우수"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몽골의 전통 약용식물인 '피뿌리풀'이 상처 치유 효능을 지녔음을 입증했다. 피뿌리풀은 몽골,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자라는 식물로, 칭기즈칸 시대에 병사나 말의 상처를 치료하는데 썼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노주원 박사팀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피뿌리풀의 약성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쥐 피부에 6㎠의 상처가 생기고 15일이 지나면 상처는 스스로 아물어 1㎠ 정도의 흔적만 남긴다. 그러나 15일간 매일 3%의 피뿌리풀 추출물을 상처 부위에 발라줬더니 15일 뒤에는 상처가 0.47㎠로 줄었다.

이는 상용화된 상처 치료제 원료인 병풀 추출물을 발랐을 때보다 치유 효능이 뛰어난 것이다. 같은 농도의 병풀 추출물을 바르면 15일이 지난 뒤 남은 상처는 0.71㎠ 정도다.



연구진은 피뿌리풀 추출물에서 염증반응을 줄이고 치유세포를 이동시키며, 조직합성을 돕는 화합물 8종도 규명했다. 이것들은 모두 비타민K와 같은 '쿠마린' 계열에 속하는 유기화합물이었다.

노주원 박사는 "피뿌리풀은 민간에서 예로부터 사용해 온 소재"라며 "이번 연구에서 기능성분을 확인하며, 천연물 신약 및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이용될 가능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KIST 기관고유사업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달 22일 온라인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한편 연구를 진행한 노 박사는 2004년부터 몽골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몽골과학원의 '최우수 연구자상'을, 2012년 몽골 보건복지부의 명예훈장을 받았으며 작년 7월에는 몽골 정부에서 '우수 과학자상'을 수상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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