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과열 조짐…의원 119명 '버스위에서 내려와' 운동 제안
공동명의로 성명…"분열의 언어 중단하자…경선, 축제의 장으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16일 대선 경선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지지자들의 욕설과 비방, 인신공격 등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할 것을 한목소리로 호소하고 나섰다.
민주당 우원식·전혜숙·위성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같은당 의원 119명 공동명의로 '버스 위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조롱하고 모욕주는 분열의 언어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시위 당시 경찰 버스에 올라간 일부 참가자를 향해 시민들이 '내려오라'고 외치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들은 "우리 당 대선후보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지지자그룹의 거친 모습과 목소리들이 커질 수 있다. 후보를 포함해 의원과 지지자를 모욕주고 헐뜯고, 합리적인 비판에 대해서조차 집단적 행동을 통해 압박"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상처주는 행위는 내부 분열을 만들뿐이다. 이런 행동은 당 대선후보로 누가 선택되더라도 도움은 커녕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집단적 압박을 통해 합리적 비판조차 틀어막는 행동은 중단돼야 한다. 축제의 장이 돼야 할 경선에서 서로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겨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함께 승리하는 경선을 위해 '버스 위에서 내려와'를 소리처야 할 때다. 분열의 언어를 쓰는 이들이 있으면 여러분이 나서서 '하지말라'고 외쳐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제안은 최근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들이 개헌파 의원들을 겨냥해 '문자폭탄'을 보내고,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자들도 인터넷 공간에서 상대 후보를 겨냥한 공격으로 논란이 되는 등 경선이 과열 조짐을 보인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원식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해 경선 이후 빠르게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지지자들 사이에 SNS상 과도한 비난을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우리당의 3선 이상 의원들이 나서서 최초 제안을 했고, 초·재선에 확대해 119명 모두가 계파를 불문하고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는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3선인 우 의원은 지난달에도 다른 중진들과 함께 경선 후유증을 막고 당 중심의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예비선거대책위원회'와 '수권비전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당 지도부에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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