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포유류 사이즈 줄어들 수도"

입력 2017-03-16 10:54
"지구온난화로 포유류 사이즈 줄어들 수도"

5천600만 년 전 등 두 차례 온난화 시기 동물 몸집 작아져

(워싱턴 AP=연합뉴스) 5천600만 년 전과 5천400만 년 전에 있었던 과거 지구온난화로 동물들의 몸집이 작아졌으며, 이런 현상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이 우려했다.

미국 뉴햄프셔 대학 애비게일 담브로시아 박사는 16일 자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지구온난화로 인해 온혈 포유류들의 크기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담브로시아 박사는 "이는 우리가 주의해야 할 현상"이라며 "문제는 이 변화가 얼마나 빨리 진행되느냐다"고 강조했다.

그는 와이오밍주 옐로스톤 공원 인근 비혼 분지에서 채집한 고대 포유류 이빨들을 분석한 결과 지구에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아지고, 기온이 올라갔을 때 최소한 2번 온혈 포유류의 몸집이 작아진 것을 확인했다.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간 5천400만 년 전 포유류 중 3개 종의 크기가 눈에 띄게 작아졌다.

크기가 작았던 원시 말은 몸무게가 7.7㎏에서 6.6㎏으로 줄었다.

담브로시아 박사는 "이 동물들은 개 크기에서 점점 줄어 고양이 크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초의 영장류로 알려진 여우원숭이의 크기도 4% 작아졌다. 동물들의 몸집은 진화 과정에서 대체로 커지는 것을 고려할 때 이는 절대 작지 않은 감소 폭이다.

이전 지구온난화 시기인 5천600만 년 전에도 포유류의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과거 연구가 있다.



담브로시아 박사의 이번 연구 결과는 수백만 년에 걸쳐 진행되는 지구온난화와 포유류 크기 축소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기온이 동물의 크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같은 종이라도 서식지가 적도에 가까울수록 몸집은 작아진다. 체중이 적을수록 체중 당 피부 면적이 커지는데 피부 면이 넓을수록 몸 안의 열을 발산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집이 작은 동물은 열대지방에, 몸이 큰 동물들은 추운 지역에 사는 것이 이롭다.

죽은 동식물의 잔해가 바다 밑에 쌓여 대량의 메탄가스가 발생했던 5천600만 년 전의 온난화 때는 지구의 기온이 섭씨 5.8도 상승했다.

과거 온난화는 절정에 달하는 데 수천 년이 걸려, 동물들이 천천히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요즘의 지구온난화는 과거보다 속도가 10배 이상 빨라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급속한 온난화에 적응하지 못한 동물들은 멸종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인간은 생활 공간의 온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온난화로 인해 몸집이 줄어들 우려는 없다고 과학자들은 말했다.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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