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동원태세 발령에도 北주민 전쟁 위기감 전혀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과 미국이 지난 1일부터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해 북한 당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전쟁 위기감이 전혀 없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RFA는 이날 "북한이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비해 '전투 동원 태세'를 발령했지만, 주민은 전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전쟁이 일어나도 우리가 급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밝혔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키리졸브(KR), 독수리(FE) 등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비해 전군에 '전투 동원 태세'를 발령했지만, 주민들은 그냥 연례행사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양강도 소식통은 RFA에 "이달 1일부터 최고사령부 명의로 된 전투 동원 태세가 발령됐다"며 "지금까지 노농적위군 비상소집이 3차례나 진행됐는데, 전쟁 위기감이 높아지는 대신 비상소집에 대한 불만만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비상소집은 언제든 발령될 수 있어 주민은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올해 비상소집은 예년과 달리 오전 4시에 시작해 2시간 뒤에 끝났다"며 "이처럼 이른 시간에 한 것은 미국 정찰 위성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주민과 마찬가지로 군인 역시 특별한 긴장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전투 동원 태세 명령으로 군인들의 출장과 이동이 금지됐다"면서도 "평소보다 긴장한 분위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전쟁은 배부른 고위 간부들이나 무섭겠지'라는 말을 주고받는다"며 "잃을 것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진짜 전쟁이라도 터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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