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주시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 놓고 '갈등'

입력 2017-03-15 19:22
충북도·청주시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 놓고 '갈등'

청주시 "청주 경유 건의" vs 충북도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악영향"

용역 최종보고회 열고도 결론 못내…최적안 접점 못찾아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청주 경유 노선을 둘러싸고 대립해온 충북도와 청주시의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청주시는 지역발전에 긍정적인 노선안이 확정되는 대로 국토교통부에 즉시 제출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충북도는 제출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타당성 재조사가 추진되는 중부고속도로 남이∼호법 구간 확장 사업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청주시는 노선안 확정 및 제출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이 접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청주시는 15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청주권 고속도로망 구축과 지역발전 방향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었다. 작년 8월 용역을 맡은 대학교통학회가 7개월 만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노선을 둘러싼 갈등은 청주시가 작년 5월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이 청주 오송을 경유해야 지역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충북도는 이 고속도로가 오송을 경유한다면 동맥경화 현상을 보이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양측은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며 작년 8월 용역을 발주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양측이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오송을 무조건 경유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고, 충북도는 중부고속도로 교통 수요가 줄어들 경우 확장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고 맞섰다.

청주시 관계자는 "검토된 노선안 모두 경제성(B/C)이 꽤 높게 나왔다"며 "이달 말까지 청주 오송을 경유하는 2개 노선안을 확정해 국토부에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충북도는 난색을 보였다. 어떤 노선안이 확정되더라도 중부고속도로 교통수요 감소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설령 청주시가 노선안을 국토부에 제출하더라고 그 시기를 4월 이후로 늦춰야 한다는 게 충북도 입장이다.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오송을 경유해야 한다는 청주시의 주장이 자칫 타당성 재조사가 추진되는 중부고속도로 혼잡 구간 경제성 분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충북도 관계자는 "청주시가 노선안 건의에 목을 매는 상황인데 양측이 윈-윈하려면 제출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충북도와 청주시 모두 김칫국부터 마시며 신경전을 벌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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