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가 환한 얼굴로 '아르헨' 뽑자 곳곳에서 탄식
한국, 강호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에 속해
(수원=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대회 조 추첨 과정에서 개최국인 한국과 함께 아르헨티나, 잉글랜드가 뽑히자 주변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15일 수원 SK아트리움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 추첨 행사에서 한국 관계자와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한국이 어떤 팀과 조별 리그 경기를 치를지였다.
조별리그 대진에 따라 '죽음의 조'를 거칠지 '꽃길'을 걸을 수 있을지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흰색 공들과 구분된 빨간색 공 안에는 A조 첫 번째 순서로 한국의 이름이 뽑혔다.
그러나 추첨자로 나선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A조 2번째 국가를 뽑는 순서에서 아르헨티나를 뽑자 경기장에서는 헛웃음과 함께 탄식이 터져 나왔다.
만족한 듯 환하게 웃으며 아르헨티나를 호명한 마라도나의 얼굴과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세 번째 국가를 뽑는 순서에서 마라도나가 베네수엘라를 뽑았지만, 한 조에 같은 대륙에서 2개국 이상이 속하지 못한다는 규정에 따라 베네수엘라는 B조로 넘어갔다.
마라도나가 다시 한 번 그릇에 담긴 공 중 하나를 뽑아 종이를 펼쳐 들자, 행사장 곳곳에서는 더 큰 탄식이 터져 나오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의 이름이 불렸기 때문이다.
사회자도 축구 강국인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조별리그에서부터 맞붙게 된 한국을 향해 "시작부터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며 위로성 인사를 건넸다.
A조 나머지 팀도 만만하게는 볼 수 없는 아프리카 기니였다.
조 추첨 행사가 끝난 후 대진 추첨에 참여했던 차범근 대회조직위 부위원장은 한국의 조별리그 예상 성적을 묻는 말에 대답하려다 먼저 숨을 크게 들이마셔 행사장 내 웃음을 자아냈다.
차 부위원장은 웃으며 "연습할 때는 잘 뽑았는데 본 대진에서는 우리가 상당히 어렵게 됐다"면서 "틀림없는 건 A조 다른 팀이 홈팀인 한국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홈에서 경기하는 만큼 예선만 통과하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 팀의 성적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내다본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아르헨티나를 뽑으며 웃음을 보였던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전력을 묻는 말에는 "상당히 강하게 보지는 않는다. 좋은 선수가 많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경기장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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