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친애하는 히말라야 씨·청춘의 가격

입력 2017-03-15 16:17
[신간] 친애하는 히말라야 씨·청춘의 가격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친애하는 히말라야 씨 = 스티븐 얼터 지음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히말라야의 세 봉우리 반다르푼치, 난다 데비, 카일라스를 오르며 보고 듣고 읽고 경험한 것들을 기록한 순례기.

하지만 고봉 정복을 사명으로 여기는 열정적인 산악인들의 글과는 다르다.

선교사인 부모 덕분에 인도 북부 고산지대인 무수리에서 나고 자란 미국인 작가인 저자는, 평생 보아온 히말라야 설산의 풍경을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특권으로 여기며 명상하기를 좋아했을 뿐 정상에 오르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집안에 침입한 강도들에게 잔인하게 공격을 당해 죽음과 마주하고 나서야, 히말라야에 오르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느낀다.

저자는 분노와 피해의식, 불안과 공포를 스스로 이겨내고 상처 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히말라야 순례길에 오른다.

히말라야에서 나고 자란 현지인의 자연에 관한 해박한 지식, 봉우리마다 얽힌 전설과 설화, 깊은 명상과 사색이 담겼다.

책세상. 허형은 옮김. 440쪽. 1만5천800원.



▲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 기시미 이치로 지음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로 새로운 인간관계의 해법을 제시했던 저자가 이번에는 부모와 자식 관계에 대해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 뒤 나름의 해답을 찾는다.

저자는 20대에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날 때까지 3개월간 매일 병실을 지켰고, 50대에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했다. 또한 저자 자신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연로한 아버지의 간호를 받은 경험도 있다.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는 본인의 경험담을 토대로 부모와 자식 관계에 대한 심도 있는 심리학적 고찰을 진행한다.

저자는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를 존경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존경이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즉, 부모와 자식이라는 가면을 벗고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늙고 병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할지라도 행위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고마운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식도 마찬가지다. 설령 부모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도 그저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부모에게는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플루엔셜. 박진희 옮김. 264쪽. 1만4천원.



▲ 청춘의 가격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2017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생활과 생존에 관한 보고서.

청춘(靑春)은 푸르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응당 누려야 할 청춘을 잃어버린 청년들의 이야기를 '가격'에 빗대어 풀어낸다.

청년들이 청춘의 시기를 보내는 데 필요한 요소들과 그것들을 획득하는 데 드는 비용을 살펴본다. 아울러 한 사람이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투자되는 사회적·개인적 자본의 총량을 유추한 뒤 청년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임금과 소득으로 돌려받는 보상액을 비교한다.

책은 지금 청년 세대가 겪는 어려움은 청년 자신들 때문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비참해질 것이 뻔히 보이는 도전을 강요하고, 생존하는 대가로 피와 땀을 요구하는 사회에서는 청춘이 결코 푸를 수 없다는 것이다.

청춘은 게으르고 노력이 부족하다는 질책을 멈추고, 청년 세대가 몸살을 앓는 주거, 노동, 결혼, 육아 등의 문제를 사회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요구한다.

사계절. 244쪽. 1만5천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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