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IBK "반드시 우승" vs KGC "포스트시즌 자체가 행복"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숱한 역경과 고비를 이겨내고 팀을 프로배구 포스트 시즌 무대로 이끈 여자부 각 팀 사령탑들은 저마다 우승을 향해 결기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지만,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만은 예외였다.
NH농협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여자부 3개 팀 감독들은 1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봄 배구'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는 오는 17일 정규리그 2·3위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의 대결로 막을 올린다. 플레이오프 승리 팀은 24일부터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과 5전 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우승하면서) 짐을 내려놨다고 생각했는데 더 큰 짐이 생긴 것 같다. 그래도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회복됐다. 목표는 챔프전이 끝났을 때, 올해는 (팀을 상징하는) 핑크색이 유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우승에 대한 염원을 드러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의 소망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창단 후 올해까지 다섯 시즌 연속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우리 선수들 유니폼에 별 2개가 그려져 있는데 조금 덜 예쁘더라. 올 시즌엔 반드시 우승을 추가해 별 세 개 유니폼을 만들겠다"고 역시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KGC인삼공사를 부임 첫해 단숨에 3위로 올려놓은 서 감독만은 V리그에서 손꼽히는 덕장답게 선수들에게 부담을 덜 주는 방식을 택했다.
서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 자체가 행복"이라며 "선수들에게 정말 잘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우리는 우승이나 결승 진출보다는 보너스 게임을 즐기겠다는 마음이다. 신나게 재미있게, 밝게 마지막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는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는 IBK기업은행과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2승 4패로 열세다.
서 감독은 "IBK기업은행에는 박정아, 김희진, 매디슨 리쉘 등 워낙 출중한 선수들이 많아 상대하기가 버겁다"며 "죽기 살기로 하는 것보다는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행복이고 즐거운 일이기 때문에 밝게 신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