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들, 미국 이어 돈풀기 끝낸다
초저금리와 채권 매입 시대 저물어가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계속한 돈 풀기 잔치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주요 중앙은행들은 초저금리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끝난다는 것을 시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5일 기준금리를 올리고 다른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고 일본과 유럽 등 다른 중앙은행들은 디플레이션 공포와 부진한 성장 속에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거나 자산 매입을 확대한 1년 전과는 180도 다른 상황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주 현행 통화정책 유지를 결정한 뒤 "추가 조치를 해야 할 긴급성은 더는 없다"면서 ECB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무대의 중심에는 연준이 있다. 연준은 이번에 기준금리를 0.75∼1.00%로 올리고 몇 개월 안에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까지도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펴왔던 영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은 두 나라의 실업률이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높아진 것을 고려해 16일 회의에서 나란히 금리를 동결하고 경제 전망을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와 인도네시아, 터키 같은 나라 역시 이번 주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글로벌 성장률 회복은 지난 반년간 일어난 핵심적인 일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말한다.
2014년 중반부터 추락했던 원자재 가격은 최근 몇 개월간 안정적이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 정부 지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소비심리가 호전되고 증시는 반등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 2.3%로 전월(1.8%)보다 높아져 2012년 4월 이후 최고였는데 주로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하면 연간 물가상승률은 1.9%로 전월의 1.8%보다 소폭 올랐다.
영국 중앙은행(BOE)의 금융정책위원인 도널드 콘은 "지난해 약했던 글로벌 경제가 나아지는 것 같다. 여러 나라에서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므로 통화정책은 하방 리스크에 많이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선진국에서 추가 완화 정책을 고려하는 나라는 거의 없으며 많은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는 BOE가 미국 연준을 따라 올해 금리를 올릴 가장 유력한 후보다.
BOE는 브렉시트로 파운드 가치가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너무 많이 또는 너무 오래 넘으면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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