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명 숨진 과테말라 청소년보호소 화재참사 연루 인사 3명 체포
전 사회복지부 장·차관과 전 보호소장에 살인 등 혐의 적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과테말라 정부가 최소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력 피해 아동·청소년 보호소 화재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복지 당국 고위 관계자 3명을 체포했다고 엘 누에보 에랄도 등 현지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테말라 경찰은 전날 카를로스 로다스 전 사회복지부 장관과 아나이 켈러 전 사회복지부 차관, 불이 난 보호소의 전 소장인 산토스 토레스 등 3명을 살인, 미성년자 학대, 의무 불이행 등의 혐의로 구금했다. 3명은 화재 참사 이후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8일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동쪽으로 10㎞ 떨어진 산호세 피눌라시에 있는 비르겐 데 아순시온에서 화재가 발생, 현재까지 40명이 숨졌다. 14세에서 17세 사이의 소녀 19명은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나머지는 병원에서 중화상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10여 명이 아직 병원에서 치료 중이나 2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중화상을 입은 7명은 미국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다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불은 한 여자 원생이 열악한 환경과 부당한 대우에 대한 항의 시위 이후 잠겨진 문을 열어달라고 주장하며 매트리스에 불을 붙이면서 시작됐다.
일부 목격자들은 경찰이 화재 초기 당시 연기를 보고도 항의 시위를 벌인다고 오인, 여자 원생들의 구조도움 요청을 30분간 묵살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지미 모랄레스 대통령은 미 연방수사국(FBI)에 화재 조사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폭력과 학대 피해 아동과 청소년들이 18살이 될 때까지 머무는 이 보호소는 국가 복지 당국이 관리를 해왔다.
화재 이후 과밀 수용 등 열악한 환경과 직원들의 원생 학대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화재 당시 보호소에는 적정 수용인원의 두 배가량에 달하는 800명이 수용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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