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러 국방부 항공기 추락사고, 기장 '이상한 행동' 때문"

입력 2017-03-14 17:46
"작년 말 러 국방부 항공기 추락사고, 기장 '이상한 행동' 때문"

사고조사위원회 결론…"고도 높여야 할 상황서 바다 위로 착륙 시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해 12월 흑해 상공에서 추락한 러시아 국방부 소속 항공기 사고 원인이 조종사의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행동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사고 조사위원회는 비행기가 조종 실수나 기기 고장으로 추락한 것이 아니라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바다 위에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위원회는 블랙박스 자료 분석과 비행경로 재현 등을 통해 비행기가 이전에 알려진 것처럼 바다로 직강하하며 추락한 것이 아니라 추락 전까지 정상적으로 비행했음을 밝혀냈다.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사고기가 이륙 후 시속 360km 정도로 날며 250m 고도까지 올라갔을 때 기장이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비행기를 착륙 모드로 전화시켰다.

이후 비행기는 기장이 조종을 계속하는 가운데 약 10초간 하강했으며 뒤이어 수면과 충돌하며 부서졌다.

조사위원회는 기장이 고도를 더 높여야 할 상황에서 갑자기 착륙 모드로 전환한 이유를 규명하는 데 조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야간 비행 상황에서 기장이 순간적으로 공간 지각력을 상실해 실제로는 하강하고 있는데 고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거나, 피로나 스트레스로 공간 지각력을 상실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기장의 진료 기록과 심리 검사 결과, 비행 전 휴식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 소속의 투폴레프(Tu)-154 항공기는 지난 25일 새벽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의 아들레르 공항을 출발해 시리아 라타키아의 흐메이임 공군기지로 향하던 중 흑해 상공에서 추락했다.

이륙 2분 만에 발생한 이 사고로 세계적 명성의 러시아군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4명을 포함한 92명의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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