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 만족도는 높은데…"문제는 돈과 인력"
전면 시행하는 곳은 드물어…"정부 지원 필요해"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1. 서울대병원 본관 11층은 다른 층과 달리 '보호자가 없는 병실'로 운영되고 있다. 내과 환자 중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이용해도 무방하다고 의료진이 판단하는 경우에 이 병실에 올 수 있다. 환자 선정에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측면이 고려된다.
이 병원 조정숙 간호본부장은 "2월 1일부터 총 40개 병상을 운영해 본 결과, 전문 간호인력이 돌본다는 측면에서 환자와 보호자 모두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2. 인천 계양구에 이달부터 운영을 시작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모든 병동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병원 설계 당시부터 이 서비스에 적합한 구조를 만들어 간호사 1명이 4인실 입구에 항상 머무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은 "환자의 간병비 부담을 낮추고,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며 "응급상황 발생 시 간호사가 바로 대처할 수 있어 보호자의 걱정을 한층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루 평균 간병비가 7~8만원 정도 소요가 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가 약 4만원(서울대병원 기준)을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처럼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은 경우가 많지만, 정작 의료기관들은 이 제도의 도입을 주저하는분위기가 팽배하다. 높은 투자비용 탓이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려면 간호인력을 일반 병실보다 3배 이상 늘려야 하고, 시설 개조 및 인건비 등에 추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은 전국 313곳으로, 정부가 당초 목표로 삼았던 의료기관 1천556개의 20.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이런 상황을 인정하고 간호사 수급 대책 마련과 서비스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청사진만 제시한 채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이 제도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간병비 부담을 낮출 수 있으면서 전문 간호인력이 돌본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환자와 보호자에게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추가적인 비용과 간호인력 확보 방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해 현 시점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확대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병원 교수 역시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며 "지금이라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위한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고 유휴인력(간호사)이 다시 의료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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