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대통령, 내가 재단에 지나치게 나서는 것 원치 않아"
"내가 사람 잘못 만나 많은 의혹 받아"…'기획폭로' 의혹 고영태 등 지칭한 듯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박근혜 대통령은 내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지나치게 나서는 걸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영수 전 포레카(포스코 계열 광고사) 대표에게 자신이 사익을 추구한 게 있느냐고 묻는 과정에서 이런 말을 꺼냈다.
이어 "그런데 제가 개입되다 보니, 사람을 잘못 만나서 많은 의혹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등이 '기획 폭로'를 계획하면서 자신이 국정농단에 휘말리게 됐다는 취지로 읽힌다. 나아가 그 여파로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했다는 책임 의식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최씨는 "제가 사익을 추구하려 했으면 제 사람을 넣지, 다른 사람을 추천받아서 넣느냐"고 억울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김씨가 오전 재판에서 지난해 10월 독일에 있던 최씨를 만나러 가 "삼성에서 5억원 지원받은 것 밖에 없다, '위'에서 한국이 정리되고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도 반박했다.
최씨는 "삼성에서 어디에 무슨 명목으로 받았다는 거냐. '들어오라고 했다'는 건 누구냐"라고 김씨에게 따지며 "저는 그렇게 뜬금없이 말한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김씨에게 시켜 한국에 있던 사무실 내 컴퓨터 폐기 등을 지시했다는 주장에도 "하도 말이 많으니까 사무실 정리하는 걸 지켜봐달라고 한 것이지 폐기하라고는 말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이미 고영태, 류상영 등이 자료를 다 빼간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에 "그것(사무실 정리)보다는 (최씨가) 수위를 조금 높게 말했다. 그래서 급하게 한국에 들어왔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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