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도 사찰 도구" 백악관 선임고문 발언에 패러디 봇물
'전자레인지 속 카메라 든 오바마' 사진, '밥솥도 조심하라' 글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전자레인지도 도청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의 발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궈 패러디물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를 도청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바로 네티즌의 조롱거리가 됐다.
13일(현지시간)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콘웨이의 인터뷰 발언 이후 소셜미디어 상엔 발언을 풍자한 재기발랄한 패러디가 넘쳐나고 있다.
콘웨이는 전날 뉴저지 지역지 '더 레코드'와의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서로를 감시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특히 "전자레인지도 카메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케이블방송인 '코미디 센트럴'은 자체 트위터 계정에 전자레인지의 항목 선택 버튼을 부각한 사진을 올려 콘웨이의 발언을 조롱했다.
사진 속 항목 버튼엔 검은색 글씨의 피자, 팝콘 옆에 빨간색 글씨의 '스파이 활동'(ESPIONAGE)이 합성돼 있다.
코미디 센트럴 측은 사진과 함께 "콘웨이가 (이 전자레인지로) 뭔가 큰일을 해낼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O General My General'은 트위터에 자신의 전자레인지 사진을 올리고 시간 표시기의 고장이 수사기관의 도청 때문이라는 조롱 글을 올렸다.
그는 "몇 년간 내 전자레인지의 시간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는데 연방수사국(FBI)이 (도청으로) 시간을 알고 있었던 때문"이라고 썼다.
아이디 'Mrs. Brown'은 믹서기, 밥솥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한데 모은 사진을 올리고선 "전자레인지가 으뜸이긴 하지만 이 녀석들도 꽤 영리하다. 바짝 경계하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백악관 내 집무실 소파에 무릎을 꿇고 앉은 모습으로 구설에 오른 콘웨이 사진도 소환됐다.
아이디 'Susan Pesznecker'는 당시 콘웨이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 대신 전자레인지로 촬영하는 모습의 합성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문이 열린 전자레인지 안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트위터에 "끔찍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선거) 승리 직전 트럼프타워에서 전화를 도청했다는 걸 방금 알았다"는 글을 올린 이후 실제로 도청이 있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이날까지 도청 증거 제시를 법무부에 요구했지만, 법무부는 별다른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이 '전화 도청'을 뜻한다기보다는 광범위한 의미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사찰행위를 지적한 것이라며 백악관이 한발 물러서면서 도청 파문은 한바탕 소동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kong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