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제윤메디컬에 2억 펀딩…ODA 수원국서 첫 투자유치
(성남=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우리 정부의 무상원조(ODA)를 받는 모로코가 현지에서 결핵퇴치 사업을 성공적으로 펼친 한국 기업에 투자를 약속했다.
미래부 지정 기술기반 연구기업인 제윤메디컬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모로코 탕헤르주 보건국과 '결핵퇴치를 위한 스마트 복약관리 시스템 기반 m-Health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탕헤르주 정부는 올해 내에 제윤메디컬에 1.5억∼2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한국 기업이 ODA 수원국의 투자를 받게 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앞서 수도권의 라밧·살레·케니트라와 카사블랑카 지역 등 4곳도 지난 2월 제윤메디컬에 각각 4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질병관리본부(DELM)를 비롯한 중앙 정부도 투자를 위해 자체 예산을 편성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모로코를 지원하는 다른 원조국들도 제윤메디컬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주모로코 스페인대사관은 탕헤르주 주민의 결핵 퇴치를 위해 이 기업에 10만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윤메디컬이 모로코와 원조국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스마트 약상자' 덕분이다.
이 약상자는 환자가 약을 복용 했는지를 지역 보건소로 자동적으로 알려주고, 장기간 약을 먹지 않으면 경보음을 울려 보건 전문가가 나서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결핵을 약만 제대로 복용해도 완치할 수 있는 병으로 분류하는데, 제윤메디컬이 '스마트 약상자'를 통해 결핵의 재발과 확산을 막는 성과를 보여준 것이다.
이 기업의 모로코 진출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매개로 이뤄졌다.
KOICA가 진행한 '제1기 창의적 가치창출 프로그램'(CTS)에 선정돼 2015년 12월부터 15개월 동안 현지에서 ODA 사업을 펼치면서 35개 보건소에 300여 대의 스마트 약 상자와 모바일 앱을 무상 보급했다.
이 사업으로 결핵 완치율 98%, 치료 중단율 5%를 기록했다. 이는 모로코 평균 완치율 80%, 중단율 15%보다 대폭 개선된 수치다.
김주현 제윤메디컬 본부장은 "스마트 약상자와 모바일 앱 기술을 전 세계 보건 관계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무엇보다 수원국으로부터 펀당을 받는 것은 한국 원조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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