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위에서 조용해지면 들어오라 했다' 말해"…측근 증언

입력 2017-03-14 11:53
"최순실 '위에서 조용해지면 들어오라 했다' 말해"…측근 증언

김영수 증언…"崔, 삼성서 5억 지원받은 것밖에 없다 해"

최순실 "그런 말 한 적 없다" 반박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의혹이 한창 언론에 보도될 때 독일에 체류했던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측근에게 "위에서 한국이 정리되고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이 같은 내용은 검찰이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의 재판에 측근이었던 김영수 전 포레카(포스코 계열 광고사)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독일에 있던 최씨 부탁으로 옷가지와 의약품, 돈을 전달하러 현지에 다녀왔다.

검찰이 공개한 김씨의 진술 조서에 따르면 김씨는 당시 최씨에게 "회장님, 한국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한국에 와서 수습하는 게 좋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혹시 뉴스에서 나온 게 사실입니까. 뭐 받은거 있으세요"라고 최씨에게 물었다고 한다.

이에 최씨는 "삼성에서 5억원 지원받은 것 밖에 없다"며 "위에서 그러는데 한국이 정리되고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씨가 말한 '삼성 5억원'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1차 후원금으로 건넨 돈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가 지칭한 '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JTBC의 태블릿 PC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청와대에서 당시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다거나, 적어도 다소 시간이 지나면 사태가 잠잠해 질 것으로 기대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최씨 측은 "최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김씨 주장을 반박했다.



김씨는 독일에 있던 최씨 지시로 한국 내 사무실 컴퓨터 등을 폐기할 정도로 그의 측근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하지만 김씨는 검찰에서 "최씨와 절대 마주치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금도 많이 무섭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많은 일에 관여됐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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