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음주 걸리자 현금 봉투 건넨 40대 영장신청

입력 2017-03-14 11:34
무면허·음주 걸리자 현금 봉투 건넨 40대 영장신청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걸리자 경찰관에 돈을 건네려고 한 운전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12일 오후 8시 30분께 오피러스 승용차를 몰고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도로를 지나던 A(43)씨는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

A씨는 경찰이 내민 단속 기구에 음주 상태가 심각함을 뜻하는 적색등이 들어오자 일단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확인을 요구하는 경찰관을 뒤로 한 채 다짜고짜 인근 슈퍼마켓으로 들어갔다.

"물 한 잔만 먹겠다"던 A씨가 꺼내 든 건 소주병이었다. A씨는 그 자리에서 3분의 1가량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경찰관은 A씨를 슈퍼 앞으로 나오게 해 매뉴얼에 따라 음주 측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 사이 A씨는 측정에 불응하며 직장 동료를 불렀다. 현장에 도착한 동료에게 A씨는 귓속말로 현금을 찾아와달라고 부탁했다.

2번 거절 끝에 음주 측정에 동의한 A씨는 다가온 경찰관의 오른쪽 호주머니에 동료에게서 건네 받은 현금 봉투를 잽싸게 넣었다.

경찰이 A씨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98%임을 확인하고서 호주머니를 봤더니 5만원권 10장이 든 흰 봉투가 있었다.

경찰이 "단속을 무마하려는 뇌물이어서 압수하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A씨가 그 봉투를 빼앗으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사 결과 무면허 상태인 A씨는 과거에도 음주운전 전력이 2번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측은 "A씨가 단속에 적발된 뒤 소주를 마시고 현금 봉투를 건네는 등 단속을 무마하려는 행위를 수 차례 했다"며 "A씨는 이런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말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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