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터넷 검열 완화' 양회 목소리도 검열…관련기사 삭제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인터넷 검열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당국이 즉각적인 통제에 나섰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계 정협 위원인 캐롤라인 청은 최근 정협 회의에서 중국 인터넷의 개방을 요구하는 안건을 제출했다.
청 위원은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차단됐지만, 많은 관영매체와 지방정부가 계정을 유지한 채 홍보에 이용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대중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검열)이 점점 더 북한의 검열과 비슷해지고 있다"며 무역과 사업, 학술 조사 전문 해외 웹사이트가 검열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며 구글과 페이스북 접속도 다시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 위원의 제안은 기업과 교육, 건강관리 등 분야의 대표가 포함된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았으며 정협 위원 약 50명이 속한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좋아요'를 대거 얻었다.
칭화(淸華)대의 암 전문가인 뤄융장 생물학자는 청 위원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면서 학술논문 검색 엔진인 구글 스콜라에 대한 접속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인대 상무위원인 류빈제(柳斌杰) 전 국가신문출판총서 서장도 중국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언론, 통신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법안이 필요하다며 구글 스콜라의 허용을 지지했다.
앞서 중국 내 비(非) 공산당 정당인 중국민주촉진회의 상무 부주석인 뤄푸허(羅富和) 정협 부주석은 지난 2일 광범위한 인터넷 제한이 해외 투자자와 중국 내 기업 운영에 주요 우려 요인이 됐다며 최고지도부가 적절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뤄 부주석의 제안을 보도한 기사는 중국 뉴스포털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곧바로 삭제됐다.
청 위원의 제안은 중국 내에서 보도조차 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언론과 인터넷 검열을 완화를 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조차 검열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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