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0㎝ 니시오카, 자신보다 30∼40㎝ 큰 '거인'들 연파

입력 2017-03-14 11:14
키 170㎝ 니시오카, 자신보다 30∼40㎝ 큰 '거인'들 연파

211㎝ 카를로비치 제압하고 196㎝ 베르디흐도 격파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코트 위의 다윗'이 전 세계 테니스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70위인 니시오카 요시히토(22·일본)다.

키 170㎝인 니시오카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근 699만 3천450 달러) 단식 3회전에서 토마시 베르디흐(14위·체코)를 2-1(1-6 7-6<5> 6-4)로 제압했다.

베르디흐는 2015년 세계 랭킹 4위까지 올랐던 세계 정상급 선수로 무엇보다 키가 196㎝나 된다. 니시오카보다 키가 26㎝나 더 크고 기량도 한 수 위의 선수였지만 뜻밖에 역전패를 당했다.

니시오카는 2회전에서는 키가 211㎝나 되는 이보 카를로비치(21위·크로아티아)를 2-0(6-4 6-3)으로 완파하는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카를로비치는 투어에서 내로라하는 강서브를 장착한 선수로 웬만한 체격의 선수도 그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니시오카는 카를로비치의 서브 게임을 3개나 빼앗아 온 반면 자신의 서브 게임은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완승을 거뒀다.





16강에 오른 니시오카는 랭킹 포인트 90점을 확보해 다음 주 세계 랭킹 60위 안쪽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그의 다음 상대는 또 한 명의 톱 랭커인 스탄 바브링카(3위·스위스)다. 키는 183㎝로 그나마 차이가 덜 나는 편이다.

이진수 JSM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은 "키가 170㎝라고 하지만 실제로 보면 그것도 안 될 것 같은 선수"라며 "워낙 리턴이 좋고 발이 빠르다. 스트로크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체격의 열세를 이겨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식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니시오카에 대해 이진수 원장은 "이 선수가 워낙 작기 때문에 서브의 위력에는 한계가 있지만 반대로 상대의 강한 서브를 받는 리턴이 좋고, 코스를 예측하는 두뇌 싸움에서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코리아오픈의 토너먼트 디렉터인 이 원장은 "일본 테니스가 니시코리 게이, 다테 기미코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배출했는데 이들이 힘이나 체격 조건이 뛰어난 편이 아니다"라며 "한국 선수들도 경기 운영 능력이나 한 템포 빠른 샷과 같은 자신만의 강점을 잘 살려서 미국이나 유럽 선수를 이겨내는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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