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김민희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흥행할까

입력 2017-03-14 11:09
홍상수·김민희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흥행할까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홍상수(57) 감독과 배우 김민희(35)가 불륜 관계임을 공식 인정한 가운데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국내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홍 감독이 지금까지 선보인 19편의 장편영화 가운데 최고의 화제작이자, 문제작으로 꼽힌다. 주연인 김민희에게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긴 작품이자, 두 사람의 불륜 스캔들에 관한 자전적인 이야기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이 이전에 선보인 18편의 장편영화들은 대부분 편당 3만∼4만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했다.

최고 흥행작은 28만5천명을 불러 모은 성현아·김태우·유지태 주연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이다. 김승우·고현정이 출연한 '해변의 여인'(2006)이 22만5천명, '우리 선희'(2013)가 6만8천명, '하하하'(2010)가 5만7천여명을 모아 흥행작 축에 속한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이전 작품들보다 흥행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홍 감독의 작품은 고정팬층이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이번 영화에서 어떻게 그려졌을지 일반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영화는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문성근)과 여배우 영희(김민희)가 헤어진 이후 상황을 그린다. 영희는 한국에서의 스캔들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독일로 여행을 떠나 친한 언니 지영(서영화)을 만나 공원 등을 산책하며 정신적 위로를 받는다. 이어 강릉을 찾아 선배 천우(권해효), 명수(정재영), 준희(송선미) 등과 술자리를 가지며 사랑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영화 속 대사들은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든다.

영희는 "그 사람(상원)과 왜 헤어졌느냐"는 지영의 질문에 "그 사람 자식도 있거든. 자식이 진짜 무서운 거야"라고 답한다.

독일 해변 위에 그 사람의 얼굴을 그린 뒤에는 "난 이제 남자 외모 안 봐. 잘생긴 남자 많이 만나봤어. 근데 다 얼굴값 하더라고"라고 말한다. 천우는 강릉에서 우연히 마주친 영희에게 "소문 다 들었어. 유부남과 바람피워 잠수탔다고"라며 아는 척을 한다.

홍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품이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니다"면서도 "관객들이 그렇게 오해해도 상관없다"고 밝혔다.



화제의 중심에 선 작품이지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인 데다 두 사람의 불륜 관계 인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는 점은 흥행에 걸림돌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스캔들 이슈가 없었다면 김민희의 수상 효과로 흥행할 가능성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영화 자체보다는 스캔들이 더 부각되고 인터넷상에 부정적인 반응도 많아 관객들이 과연 돈을 내고 영화를 보러 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작품의 홍보사 무브먼트 관계자는 "전날 배급 관계자들이 영화를 흥미롭게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과거에도 통상 스크린 50∼100개 정도에서만 상영돼 흥행과는 큰 상관이 없었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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