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에 못견뎌"…부산 생곡매립장 마을 집단이주

입력 2017-03-14 10:17
"악취에 못견뎌"…부산 생곡매립장 마을 집단이주

주민 63% 찬성…폐기물시설 확충 영구매립장 추진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의 생활쓰레기를 매립하는 강서구 생곡쓰레기매립장 주변 마을이 악취 등 생활환경 악화로 결국 집단이주를 결정했다.

생곡쓰레기매립장과 300여m 떨어진 생곡마을에는 현재 179가구 423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1994년 생곡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설 때만 해도 마을과 거리를 두고 쓰레기를 매립해 주민들은 그런대로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까지 생곡매립장 주변에 음식물처리시설, 연료화발전단지, 하수슬러지육상처리시설 등 폐기물처리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지금은 악취가 코를 찌르고 여름이면 깔따구 등 각종 해충이 기승을 부려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했다.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결국 부산시에 집단이주를 요청했다.



부산시는 주민 설문조사에서 63.6%의 주민이 집단이주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관련 법률에 근거해 생곡마을 집단이주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부산시는 강서구 생곡동 생곡마을 5만2천370㎡를 보상비 500억원을 들여 매입하고 이곳을 폐기물처리시설 용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생곡마을 집단이주를 위해 생곡마을 주변을 일시적으로 개발행위허가 제한구역으로 지정하고 주민대표 등과 함께 이주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이주대상 부지를 찾기로 했다.

집단이주 뒤 생곡마을 부지에 대해서는 오는 7월까지 개발계획 용역을 실시해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 등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현재 생곡매립장은 남은 매립용량이 1천346만5천㎥로 지금의 매립량 기준으로 2060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시는 생곡매립장 주변의 재활용센터, 고형폐기물 연료화시설, 음식물 및 폐기물 처리시설 등을 연계해 매립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여 매립장을 항구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생곡마을 집단이주로 폐기물처리시설을 확충하고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쓰레기매립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생곡매립장을 중심으로 자원순환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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