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소액대부업에도 '메스'…P2P규제 이후 풍선효과에 대응
완다 등 대기업도 뛰어들며 '우후죽순'…영세업체 많아 위험요인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정부 당국이 온라인 소액 대부 업체의 범람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규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온라인 소액 대부 업체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개인 간(P2P) 금융업계가 당국의 강력한 규제 조치를 만나 크게 위축되면서 비롯된 현상이다.
부동산 업체인 완다 그룹과 온라인 여행사인 C트립, IT기업인 러에코와 같은 대기업들이 온라인 소액 대부 사업의 수익성이 높다고 보고 지난해 속속 진출하면서 업계의 외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 연말 현재 온라인소액 대부 업체는 8천673개로, 이들의 대출액은 9천270억 위안에 이른다. P2P 금융업체들의 대출액 6천730억 위안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소액 대부 업체들이 대출채권을 대량으로 발행하는 추세여서 이 수치는 실상을 과소평가한 것일 수도 있다. 금융정보회사인 윈드 인포에 따르면 이들이 발행한 대출채권은 2015년 130억 위안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820억 위안으로 급증했다.
당국은 중견기업들의 진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반면에 리스크 관리 경험이 부족한 영세한 업체들이 시장에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우려하는 입장이다.
최근 업계 모임에 참석한 은행감독위원회(은감회)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실질적인 고객 기반이나 인터넷 기술, 빅 데이터를 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들은 그저 이름을 내걸고 맹목적으로 사업에 손을 대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은감회가 업계의 리스크 증가에 대처할 새로운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하고 지방정부 당국에는 신규 업체에 대한 사업 승인을 신중히 처리해줄 것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핀테크 컨설팅 업체인 스플렌디드 프로피의 왕 하이메이 애널리스트는 "대기업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를 원하고 있고 온라인 소액 대부 사업은 당연한 진출 포인트"라고 말했다.
완다 그룹은 지난해 7월 소액 대부 사업을 시작해 그룹 소유의 상가 임차인들을 상대로 무담보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완다는 그룹 소유의 호텔과 영화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얻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들에도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C트립은 지난해 관광객들을 상대로, 가전제품 회사인 하이얼은 인터넷 가전제품 판매상과 휴대전화 노점상들을 대상으로 각각 소액 대부 사업을 벌이고 있다.
반면에 P2P 업계는 지난해 당국의 규제로 대출액 한도가 개인에는 20만 위안, 기업에는 100만 위안으로 낮춰졌고 사업자들의 펀딩풀 운영이 철퇴를 맞으면서 수익을 내기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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