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김정남 시신 비밀리 방부처리…항공이송때 필수절차

입력 2017-03-14 09:16
수정 2017-03-14 12:53
말레이, 김정남 시신 비밀리 방부처리…항공이송때 필수절차

북한-말레이 공식회담 임박 시점서 北인도 가능성 염두둔 듯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의 시신을 비밀리에 방부처리했다고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은 북한내 억류자 귀환을 위한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공식 회담이 임박한 시점에 포착돼 주목된다.

시신 방부처리는 항공기를 통한 시신 해외운송시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이기도 하다.

현지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NST)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 12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종합병원 국립법의학연구소(IPFN) 영안실에서 김정남의 시신을 반출했다.

보건부 밴 차량에 실려 한 민간장의업체로 옮겨진 김정남의 시신은 방부처리를 받은 뒤 약 3시간 만인 10시 30분께 IPFN 영안실로 돌아왔다.

당국은 김정남의 시신이 실린 차량을 뒤쫓는 내외신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한 수단을 미리 강구하는 등 철저한 보안 속에 방부처리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민간업체를 통해 김정남의 시신을 방부처리한 까닭은 부패방지라는 목적 외에도 북측 당국자나 김정남의 유가족에게 시신을 보이기 위한 사전준비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 소유 시설에서도 방부처리가 가능하긴 하지만 방부액인 포름알데히드에 시신을 담그는 수준인 반면 민간업체는 장례식까지 상당 기간 시신의 외관을 유지하는데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김정남의 시신을 방부처리한 것으로 알려진 현지 장의업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확인을 거부하면서도 "수일전 IPFN으로부터 시신 보관에 가장 적합한 방법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일은 시신을 꾸며주는 것"이라면서 "시신의 얼굴과 신체가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신 방부처리에는 혈액을 빼내고 동맥에 방부액을 주입하는 방식과 시신을 절개해 부패하기 쉬운 부위를 제거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김정남의 시신은 전자의 방식으로 처리됐을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드는 비용은 통상 2만 링깃(516만원) 안팎이다.

다만 현지 전문가는 "방부처리가 됐다고 해도 필요할 때 재부검을 실시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의 시신은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숨진 이후 줄곧 IPFN 영안실내 냉동고에 보관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조사상 필요 때문에 그의 시신을 거듭 해동했다가 얼리길 반복했으며, 마지막으로 부검 테이블에 올려졌을 당시 김정남의 시신은 이미 부패 조짐으로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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