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32분' 노르웨이 아이스하키서 최장 시간 혈투
8차 연장 대접전…휴식시간마다 피자·파스타 먹으며 체력 보충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호아킴 얀선(30)이 날린 퍽이 네트를 흔드는 순간 선수와 관중들 모두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장시간 중계에 지친 해설진과 심판진도 다르지 않았다. 어쩌면 패한 팀도 비로소 경기가 끝났다는 사실에 기뻐할 수 있을 정도로 길고 긴 시합이었다.
14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프로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아이스하키 역대 최장 시간 경기로 기록될만한 시합이 펼쳐졌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열린 스토르하마르 드래건스와 스파르타 워리어스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였다.
7전 4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선 두 팀은 이날 3피리어드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연장 5분 후 승부치기에 들어가는 정규리그와 달리 20분 동안 서든데스 방식의 연장전으로 승부를 결정한다.
연장전에서도 골은 터지지 않았다. 연장전은 거듭돼 급기야 8차 연장전까지 승부가 이어졌고, 9차 연장전으로 접어들기 몇 분 전 스토르하마르의 윙어인 얀선의 서든데스 골이 터졌다.
오후 6시에 시작한 경기가 끝난 시간은 그로부터 8시간이 훌쩍 넘은 다음 날 새벽 2시 32분이었다.
선수들은 휴식시간마다 피자와 파스타를 먹으며 체력을 보충했다. 얀선의 결승 골이 터지자 체력이 고갈된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빙판에 드러누웠다.
스파르타의 골리는 94세이브를 기록하고도 패배의 쓴맛을 봐야 했다.
해당 지역 경찰서에는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러 간 가족이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실종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되기도 했다.
이날 총 입장 관중 수는 5천526명. 새벽 2시 반이 넘은 시각에도 1천100명의 관중이 끝까지 남아 역사적인 경기를 지켜봤다.
결승 골을 터트린 얀선은 "빨리 집에 가서 침대에 눕고 싶다"며 "5차 연장전부터 종아리에 경련이 일어나서 너무나 힘들었다"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역대 최장 시간 경기는 디트로이트 레드윙스가 몬트리올 마룬스를 1-0으로 꺾은 1936년 스탠리컵 결승전이다. 당시 경기는 6차 연장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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