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법원, 카탈루냐 전 주지사 불복종 혐의 유죄
분리독립투표 진행한 마스 전 주지사 2년간 공직출마 금지 판결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트파원 =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무단으로 진행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선 전 카탈루냐 주지사가 불복종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3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 엘문도 등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어기고 무단 주민투표를 진행한 혐의로 기소된 아르투르 마스 전 카탈루냐 주지가 이날 바르셀로나고등법원에서 2년간 공무담임권 제한 처분을 받았다.
마스 전 주지사는 지난 2014년 11월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묻는 비공식 주민투표를 진행했다가 스페인 정부로부터 기소됐다.
당시 스페인 헌재는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가 스페인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불가 결정을 내렸지만, 마스 주지사는 이에 불복해 투표를 강행했다.
마스 주지사가 추진한 주민투표에서는 전체 유권자 630만명 중 3분의 1 가량인 230만이 참여해 80%가 분리독립에 찬성표를 던졌다.
스페인 동북부의 카탈루냐주는 인구 750만 명으로 스페인 전체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부유한 지역이다. 문화와 역사, 언어가 스페인과 다르다는 인식이 강해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스 주지사 외에도 2명의 전직 카탈루냐 지방 정치인도 형법상 불복종 혐의가 인정돼 1년 6개월∼1년 9개월의 공직출마 금지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이들에게 공무담임권 제한 금지 9∼10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훨씬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로 카탈루냐 분리독립운동을 지지하는 세력이 더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마스 전 주지사에 이어 현 카를레스 푸지데몬 현 카탈루냐 주지사도 오는 9월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카탈루냐주와 스페인 중앙정부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마스 전 주지사 측은 2014년 진행한 주민투표는 효력이 없는 비공식 투표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면서 무죄를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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