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511조…사상 최대

입력 2017-03-14 06:15
수정 2017-03-14 06:25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511조…사상 최대

올해 순매수액 4조원 넘어…1위 포스코

SK하이닉스·삼성전자는 순매도 1∼2위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시가총액이 51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조원을 넘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쓸어담은 종목은 포스코였고 그다음은 LG전자였다.

반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005930]는 나란히 외국인 순매도 1∼2위를 차지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4조2천26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가 4조1천316억원, 코스닥이 946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 외국인 누적 순매수 금액은 지난 1월 1조4천930억원에서 2월 4천420억원으로 주춤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이 보복공세를 강화한 3월 들어 외국인은 매수 강도를 높여 8거래일 동안에만 2조2천91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행진은 사실상 지난해 2월부터 거의 1년간 이어져 왔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2∼10월 9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왔다. 지난해 11월만 4천60억원 순매도했다가 그 이후 곧바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사자' 행진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누적 순매수 금액은 5조6천59억원에 달한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보유 시총 규모와 비중은 지난해 12월 이후로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 처음 500조원을 돌파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외국인 보유 시총은 510조7천181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날 외국인 보유 주식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2.56%였다. 코스피 시장만 놓고 보면 35.76%에 달한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포스코(누적 순매수 5천4억원)를 가장 많이 샀다.

덕분에 포스코는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9.13% 올랐다.

그다음으로 외국인의 러브콜을 많이 받은 종목은 LG전자(4천93억원)와 현대차(4천23억원)였다.

반대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이들 종목을 각각 5천648억원, 4천225억원어치 각각 팔아치웠다.

다만, 삼성전자는 3월 들어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가 6천억원을 넘어서는 등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외국인들은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는 CJ E&M[130960](794억원)과 컴투스(680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또 SK머티리얼(386억원)과 이오테크닉스[039030](362억원)를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속에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국증권에 따르면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으로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선진국(16.6배)뿐 아니라 MSCI신흥국(12.6배)에도 못 미친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 주식 순매수에 나선 것은 상대적으로 저평가 이점이 많기 때문"이라며 "코스피가 미국 증시 상승세에 동조화하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으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당분간 외국인 매수 행진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 실적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 역시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면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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