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I 핑계로 치킨 가격 올리면 강력대응…세무조사도 의뢰"
농축식품부 "부당이득 챙겼는지 확인하는 차원"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가 치킨 가격을 올리기로 한 것을 두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혼란스러운 틈을 탄 '기습 인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가격 인상 요인이 없는데도 AI 핑계로 치킨값을 올린 사실이 확인되면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13일 "치킨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는데도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가격을 올릴 경우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의 경우 닭고기 생산업체와 공급 상·하한선(㎏당 1천600원 내외)을 사전에 정해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생닭을 공급받는다. 1마리로 치면 약 2천560원이다.
이 가격은 시세 연동 방식이 아닌 사전 계약가격이어서 AI와 같은 특수한 상황으로 육계 산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거꾸로 급락하더라도 사실상 영향이 거의 없다.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여기에 도축 비용과 도계 가공업체 이익, 운송비, 관리비 등이 추가된 마리당 3천490원에 닭고기를 사들인다.
프라이드 치킨 1마리 가격이 약 1만6천~1만8천 원이라고 가정하면, 치킨 가격에서 원재료인 닭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실제로 과거 육계 산지 가격이 내렸을 때 치킨 가격을 인하하라는 건의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닭고기 원가가 치킨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면서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만약 AI를 핑계로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다면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BBQ치킨은 오는 20일부터 메뉴 가격을 10% 정도 올린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BBQ치킨의 가격 인상이 부적절한지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계열사 통해 연 단위 일정한 가격에 닭을 공급받고 있으므로 산지 가격 급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들이 인상을 강행할 경우 혹시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아닌지 국세청에 세무조사라도 의뢰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오는 15일 오전 외식업계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AI 발생에 따른 닭고기 수급 불안을 기회로 치킨 등 닭고기를 원료로 한 식품 가격이 인상되는 사례가 없도록 식품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외식산업중앙회와 프랜차이즈산업협회를 비롯해 BBQ, 놀부, 이바돔 등 주요 업체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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