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안전문화 확산한 이철호 근로감독관…근정포장 수상
"안전에 우선하는 가치 없음을 인식하고 안전문화 관리 집중해야"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기업과 근로자 스스로 안전을 관리하고 책임져야 산업재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의 이철호 근로감독관은 산업도시 울산의 산재 예방과 근로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제3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근정포장을 받았다.
이 근로감독관이 산업안전 문화 확산을 위해 팔을 걷은 것은 2012년 12월 울산 앞바다의 바지선 침몰이 계기가 됐다.
당시 12명이 사망하자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업이 실천할 방법을 찾고, 지원하겠다는 결심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그는 정부 주도의 서류나 시설 감독, 교육 등으로는 기업의 안전문화 확산과 시스템 관리에 역부족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변화를 모색했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선진 안전문화를 도입·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 기업이 비밀로 취급하는 안전시스템 정보를 기업끼리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울산 외국계 5개 기업의 선진적 안전문화를 산업재해가 잦은 200여 개 기업에 적용, 반복교육을 시작했다. 경영자, 관리감독자, 안전보건관리자, 노조간부, 조합원까지 지속적으로 교육에 참여시켜 의식변화를 도모했다.
이 방법은 기업이 기업을 지원하는 선진 안전문화 체계로 자리를 잡았고, 확산했다.
한 기업체 안전담당 부서장은 "글로벌 기업의 안전보건 시스템을 배우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산업안전을 위해 생산 부서장이나 책임자의 역할과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관은 또 기업 안전 담당자의 안전의식과 실행 능력을 키우기 위해 근로감독관과 관리감독자간 면담을 통해 안전의식을 점검하고, 실천하도록 이끌었다.
울산지역 기업 안전 담당자가 모두 참여하는 '산업안전 골든벨'을 개최하고, 기업의 안전지식을 한 자리에 모아 배우도록 '안전지식 공유 장터'도 기획했다.
이런 노력 끝에 최근 10년간 전국평균을 웃돌던 울산 산업재해율(근로자 대비 사망·부상자 비율)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전국평균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근로감독관은 14일 "기업과 근로자 스스로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없음을 인식하고, 안전문화 관리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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