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여론에도 사천시의회 의장단 '임기 나눠먹기' 강행
의장 사퇴서 즉시 처리 27일 선거 결정…시민·일부 시의원 "감투에 눈이 먼 야합"
(사천=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 사천시의회가 시민들과 일부 시의원의 '야합' 비난을 무릅쓰고 의장단 '임기 나눠먹기' 강행 움직임을 보였다.
사천시의회 김현철 후반기 의장은 제209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린 13일 시의회에 의장직 사퇴서를 냈다.
이에 따라 시의원들은 전체 12명 중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장 사임 동의의 건'을 찬성 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의결했다.
이어 시의원들은 새 의장을 뽑기 위해 오는 27일 제210회 임시회를 열기로 했다.
시의회가 지난해 9월 원 구성을 마무리하면서 의장단 임기를 갈라먹기 하기로 약속했다는 야합설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 비(非) 새누리당 시의원들이 자리다툼을 벌인 끝에 원 구성에 나선 지 3개월 만에 의장·부의장을 뽑았다.
이 과정에 시의원들이 김현철 의원을 시의회 의장으로 뽑고 1년 후 사퇴하면, 최갑현·한대식 시의원이 6개월씩 맡기로 밀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의장의 경우 이종범 의원을 선출하면 1년 후 사퇴하고 나머지 임기는 최용석 의원이 맡는다는 내용도 나돌았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이런 야합설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이날 사퇴 사유를 '개인 사정'이라고 밝혀 밀약 의혹을 부추겼다.
그는 이날 임시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원구성을 위해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의장 자리를 탐내는 것으로 비춰지고 시의원간 불신이 팽배할 것으로 보여 사퇴서를 내기로 했다"고 따로 심경을 밝혔다.
이종범 부의장도 임기 2년 중 1년이 되는 오는 6월 안으로 역시 사퇴서를 낼 가능성이 크다.
그 역시 "정치인들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해 야합설과 함께 사퇴서 제출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은 "설마 했는데 시의원들의 야합설이 현실로 드러났다"라며 "시의원 본연의 자세를 도외시하고 감투 나누기에 혈안이 된 시의원들은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시민단체들이 일부 시의원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지적하는 집회를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초선의원들도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감투에 눈이 먼 시의원들의 밀실 야합에 동조할 수 없다"라며 "야합 사실을 알리고 그들 마음대로 감투를 갈라 먹을 수 없도록 기자회견을 여는 등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초선의원 중 한 명인 김봉균 의원은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해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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