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여자축구 감독 "북한과 격차 많이 좁혔지만 아직 열세"
북한이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좋은 경기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윤덕여 여자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북한에 대해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생겼지만 아직 객관적 전력은 북한이 우리보다 위"라고 평가했다.
윤덕여 감독은 13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아시안컵 예선에 출전할 선수 23명의 명단을 발표하며 대회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이번 아시안컵 예선은 북한 평양에서 열리며 한국은 4월 5일부터 인도, 북한, 홍콩,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맞대결을 벌인다.
윤덕여 감독은 "이번 대회는 2019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의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예상치 않게 북한과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고 중심을 잡아줄 선수 위주로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북한의 전력에 대해 "제가 부임한 이후 거의 해마다 북한과 경기를 하고 있지만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3년 동아시아 대회에서 처음 북한과 만났을 때는 정보도 부족했고 경기 내용도 많이 모자랐다"고 돌아보며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선수들이 북한 선수들에 적응했고 스타일도 잘 인식해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올림픽 예선에서 북한과 비긴 결과에 대해 "아쉽다"고 할 정도로 북한과 격차를 좁혔다는 윤 감독은 "그러나 아직 분명한 것은 객관적 전력에서 우리보다 위에 있다는 것"이라고 전력 차를 시인했다.
북한 축구의 특성에 대해 "20세 이하 월드컵 우승 선수들이 8명 정도 성인 대표팀에 합류했다"며 "체력이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평양에서 열리는 예선이라는 환경적인 특수성에 잘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감독은 "낯선 환경에서 경기하면 심리적으로 힘들 수 있다"며 "다음 주부터 훈련을 시작하는데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선수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심서연이 제외된 이유로는 "2015년 동아시아컵에서 우측 십자인대를 다쳐 수술을 받았는데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1990년 통일 축구 멤버로 북한에서 직접 뛰어본 경험이 있는 그는 "당시 베이징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곧바로 평양에 갔던 기억이 있다"며 "공항이나 호텔까지 이동하는 데 수많은 인파가 환영을 나왔는데 섬뜩한 기분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윤 감독은 "능라도 경기장에 15만 관중이 들어찼는데 그것은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며 "우리 선수들도 이번에 그런 것에 대비해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간판선수인 지소연이 오히려 소속팀에서 활약보다 대표팀에서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다 보니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그러나 북한과 경기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경험을 통해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