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이 70분만에 들려주는 바그너 '반지' 시리즈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바그너가 사반세기 만에 완성한 필생의 역작 '니벨룽의 반지'.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 등 4부작으로 구성된 음악극으로 전작을 모두 감상하는 데에는 총 15~16시간이 걸린다. 세계적 바그너 축제인 독일의 바이로이트에서는 이 작품을 나흘에 걸쳐 연주한다.
웬만한 클래식 애호가라도 이 '반지' 시리즈 전체를 감상하기엔 시간이나 여건이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다.
서울시향이 오는 17~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바그너의 반지-관현악 모험' 공연은 평소 바그너 '반지' 시리즈에 호기심은 있었지만, 감상에 부담을 느꼈던 음악팬들을 위한 '예비 학습서' 성격의 공연이다.
서울시향은 이번에 네덜란드 작곡가이자 타악기 연주자 헨크 데 블리거가 70분 분량으로 축약한 관현악 버전을 연주하기 때문이다.
'라인의 황금'에서 네 곡, '발퀴레'에서 두 곡, '지크프리트'에서 세 곡, 그리고 '신들의 황혼'에서 다섯 곡을 담아 '반지' 4부작으로 비교적 충실히 개관하고 있는 버전이다.
바그너의 '반지' 시리즈는 성악 선율이 등장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대변하는 이탈리아 오페라와 달리 오케스트라 화성이 등장인물의 상황을 전달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다.
이 때문에 '반지' 시리즈는 여러 음악가에 의해 관현악곡으로 편곡돼 연주되고 있다.
이번 공연의 지휘봉을 잡는 네덜란드 지휘 거장 에도 데 바르트(76)는 1992년 블리거의 축약 버전을 초연 지휘한 바 있어 더 눈길을 끈다.
바그너 '반지' 연주 전 1부 공연에서는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이 연주된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신예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브가 협연자로 나선다.
관람료는 1만~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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