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영애, 4개월간 입원상태서 '월계수…' 찍었다
외출증 끊어가며 드라마 촬영 진행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9일 별세한 배우 김영애가 4개월간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드라마를 촬영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김영애는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방송된 KBS 2TV 50부작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마지막 연기 투혼을 불태웠는데, 마지막 4개월을 입원한 상태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말 급작스럽게 병세가 악화해 병원에 입원한 그는 이후 넉달간 병원에서 외출증을 끊어가며 매주 목요일 이 드라마의 촬영 현장을 오갔다.
주치의가 더이상 촬영을 하는 게 무리라고 했음에도, 그는 50부 출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불굴의 정신력을 발휘했다.
고인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주인공 가족의 엄마 최곡지 역을 맡았다.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라 많은 시청자가 놀라긴 했지만 그는 특유의 강단있는 모습으로 깐깐하고 고집이 센 양복점의 안주인을 살갑게 연기했다.
극심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고인은 진통제로 버티며 마지막 에너지를 촬영현장에서 쏟아냈다. 오로지 드라마에 누가 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버텼다.
그러나 그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인기에 힘입어 4회 연장하는 데는 결국 참여하지 못했다. 제작진은 그를 배려해 최곡지가 남편과 함께 시골로 요양을 간 것으로 그렸다.
드라마의 마지막회에 그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그의 건강이 악화한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나 당시 KBS와 소속사는 "50부까지만 출연 계약을 한 것이었다"며 고인의 건강상태에 대해 함구했다. 고인의 뜻 때문이었다.
김영애는 생전 "배우로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며 "투병 상황에 대해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KBS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마지막회에 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연기혼을 불태운 김영애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막을 내보낼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이 역시 고인이 정중히 고사하면서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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