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해고한 바라라 검사는 월가의 '저승사자'
오바마가 2009년 임명…'록스타' '쇼맨' 가장 유명한 검사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전격으로 해고된 뉴욕 남부지검의 프리트 바라라(48) 검사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연방검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2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바라라 검사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사표제출을 통보한 46명 중 한명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2009년 연방 검사로 임명된 그는 공개적으로 사표 제출을 거부해오다 11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해고 통보를 받은 뒤 바라라 검사는 트위터에서 "나는 사임하지 않았다. 조금 전에 해고됐다"면서 "뉴욕남부지검 연방 검사로 활동한 것은 내 직업 인생의 가장 큰 영광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라라 검사는 '록스타' '쇼맨' 등의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그를 지난해 대선 승리 직후 트럼프타워로 별도로 불러 임기를 보장했지만 '오바마 사람들'의 강제 정리 일환으로 돌연 경질한 것이다.
그는 2009년 총 96명의 한 명인 연방검사에 임명된 뒤 월스트리트 부패와 조직범죄, 테러사건, 사이버범죄, 공직 부패 스캔들을 파헤쳐 명성을 떨쳤다. 드라마 '억만장자들'이 그를 모델로 만들어졌다.
어나니머스 등 사이버해킹 그룹에 대한 수사도 집요했다. 뉴욕 주변의 마약거래나 무기거래도 그의 주요 타깃이었다.
특히 헤지펀드나 도이치뱅크와 시티모기지 등 금융, 부동산기업이 연루된 거대하고 복잡한 금융관련 사기사건을 수사하면서 '월스트리트 저승 사자'로 불렸다. 그의 사무실이 이끌어낸 화해금만 5억 달러(5천800억 원)에 달할 정도였다.
2013년에는 비자 사기에 연루된 인도 노동자를 고용한 인도 부총영사를 기소함으로써 인도와의 외교갈등을 유발했다. 이 사건으로 인도 정부가 뉴델리 주재 미 대사관의 보안 등급을 낮추는 보복조치를 할 정도였지만 바라라 검사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그가 기소한 정치인 17명 가운데 10명이 민주당 인사였던 만큼 수사에도 성역이 없던 것으로 유명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처럼 거물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유력 법무장관 후보로도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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