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김종인 회동서 "의원 빼가지 말라" 날선 농담
印측 "'후보 내지말라'는 얘기에 반박"…金측 "간섭할 이유 없어"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임형섭 기자 =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만나 가시 돋친 농담을 주고받은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전날 시내 한 호텔에서 김 전 대표를 만나 "우리 당의 의원을 30명 빼가서 개헌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진짜 한다면 당신과 나는 원수다"라고 말했다고 인 위원장이 회동 이후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소개했다.
김 전 대표가 '제3지대'에서 세력 확장을 위해 한국당 의원들을 끌어들여선 안 된다는 '경고'인 셈이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웃으면서 "그럴 리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인 위원장 측은 연합뉴스에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한국당에서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나경원 의원과 만났다. 그는 지난 8일 탈당 이후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도 연쇄 접촉했다.
정치권의 두 노장(老將)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나 대선 전 '분권형 개헌'을 추진하자는 데 공감했지만, 향후 정국의 주도권이나 정계 개편 가능성을 놓고 뼈 있는 얘기도 오간 셈이다.
김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한국당이 대선 후보를 내지 말라"고 했지만, 인 위원장은 "우리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일축했다고 인 위원장 측은 연합뉴스에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대표는 한국당 의원들과 뭔가를 도모할 생각이 없다. 그 당의 대선에 간섭할 이유도 없다"며 대화 내용이 와전됐다고 반박했다.
김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을 만나고 측근에게 "거기(한국당)는 만날 후보 낼 사람 없다고 하더니 결국 누구 내기로 했다더라"며 "거기다 내가 뭐라고 할 말은 없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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