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동물원 "밀렵 막으려 동물원내 코뿔소 뿔 짧게 잘라"

입력 2017-03-12 18:42
벨기에동물원 "밀렵 막으려 동물원내 코뿔소 뿔 짧게 잘라"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벨기에의 한 동물원이 동물원에 있는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해 이 코뿔소의 뿔을 짧게 자르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일 밀렵꾼들이 프랑스 파리 서부에 있는 '투아리 동물원'에 침입, 우리 안에 있던 4살 된 흰 코뿔소 '뱅스'를 죽이고 전기톱으로 뿔을 잘라서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유사 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브뤼셀에서 남서쪽으로 60km 떨어진 곳에 있는 '페리 데자 동물원'의 에릭 돔 원장은 동물원 페이스북을 통해 "프랑스 동물원 사건 이후 수의사들에게 기존에 시행하던 동물원 보안조치를 강화하고 임시방편으로 코뿔소의 뿔을 짧게 자르도록 했다"고 밝혔다.

돔 원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많은 아프리카 국립공원에서 자주 사용되는 조치로 코뿔소의 희생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지책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모두 5천마리의 동물이 있는 페리 데자 동물원에는 현재 다 자란 흰 코뿔소 세 마리와 작년에 태어난 새끼 흰 코뿔소 1마리가 있다.

유럽에서 동물원에 침입해 코뿔소를 죽이고 코뿔소 뿔을 잘라간 것은 최근 투아리동물원 사례가 처음이지만 유럽 박물관에서 코뿔소 뿔을 훔쳐간 사례는 지속한 일이라고 돔 원장은 지적했다.

암시장에서 코뿔소 뿔은 kg당 최고 6만달러로, 금이나 코카인보다도 더 비싸게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뿔소 뿔 한 개는 최대 4kg까지 나간다.

통계에 따르면 주로 남아프리카와 아시아, 인도 등에서 사는 야생 코뿔소는 2만5천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매년 1천400마리 정도가 희생돼 그 숫자가 급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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