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많은 물량 수출해도 남는 것이 많지 않다"

입력 2017-03-13 06:11
"중국에 많은 물량 수출해도 남는 것이 많지 않다"

수출다변화 성공기업 "사드위기, 다른 거래처 늘리는 기회로"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중국은 시장은 넓지만 경쟁이 너무 치열해 남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신시장 개척은 처음은 어려워도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라면·김·과자 등 한국 식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제이엘무역의 전정욱 대표는 거대 시장인 중국 쪽에 '올인'하는 대부분 식품 기업들과는 달리 홍콩·대만·싱가포르·베트남·일본 등의 비중이 크다.

지금은 중동과 남미에서도 영업하는 등 거래처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 대표는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비중이 30% 정도지만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작은 편"이라며 "홍콩이나 대만 등은 우리가 직접 현지 바이어들과 협상해가며 거래처를 하나하나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현지 대형마트 등과 거래하려면 중간 도매상을 거치게 돼 있어 많은 물량을 수출한다 해도 마진이 크게 남지 않는다.

하지만 홍콩·대만 등은 현지 바이어들과 직접 협상하기 때문에 중간에 떼이는 것이 없어 서로에게 이득이다.

전 대표는 "홍콩에서는 759마트 등 슈퍼마켓 체인과 직접 거래하는 데, 우리는 상사라 여러 기업의 제품을 한꺼번에 보낼 수 있어 바이어 분들이 한국에 관심만 있으면 얘기가 잘 된다"며 "한국 중소기업 제품 등도 소개하면 상대방이 좋아하기 때문에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때문에 중국 수출 물량의 통관이 지체되는 등 불이익을 실제로 겪고 있지만, 전 대표는 오히려 이번 위기를 다른 나라의 거래처를 늘리는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전 대표는 "해외 영업부가 코트라와 무역협회 등을 통해 소개받은 현지 유통업체에 연락해가며 새로운 거래처를 넓혀가는 중"이라며 "이미 직접 다니며 거래처를 확보한 노하우가 있는 만큼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2년 설립된 화장품업체 미미박스 또한 수출 다변화의 좋은 사례다.

미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6개국에 지사를 둔 미미박스는 2014년 해외 사업을 처음 전개했음에도 지난해 하반기 기준 글로벌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웃돌았다.

대부분 화장품업계가 집중하는 중국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국가별로 현지 팀을 운영하고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각 시장에 최적화된 뷰티 콘텐츠와 상품을 제공한 것이 성공을 이끌었다.

미국 시장의 경우 가격 대비 성능비가 좋은 마스크팩으로 성공을 견인하고 있고, 한국보다 색조 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중국 및 동남아 시장에서는 베이스 및 립 메이크업 판매가 호조를 보인다.

미미박스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에 먼저 진출한 만큼 이후 진출한 동남아 국가보다는 매출 비중이 크지만, 적당히 분산돼 있어 한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는 않다"며 "화장품업계가 중국 시장만을 많이 생각하는데 k뷰티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유행하니 새로운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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