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왜 나왔나…졸업·편입학 사유로 대학총학 공석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의 한 대학교 학생회 간부들이 졸업이나 편입학 등 사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잇따라 눈총을 받고 있다.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선출된 부산 모 대학 총여학생회장 A씨는 임기를 채 석 달도 채우지 않은 시점인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하면서 총여학생회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현재 총여학생회 부회장의 권한대행 체제로 여학생회가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선거 이후 첫 학기부터 대표를 잃게 된 재학생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A씨는 졸업 연기 의사를 밝히며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A씨는 졸업 직후 학내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졸업 연기신청을 실수로 하지 못했다며 사과글을 올렸다.
A씨는 "졸업 연기신청을 2월에 하는 것으로 잘못 알았고 뒤늦게 알게 됐을 땐 이미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출마해 많은 분의 믿음을 얻고 벅찬 직책을 맡게 됐지만 실망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글이 올라온 SNS에는 재학생들의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게 중요한 문제를 엉터리로 처리할 수 있느냐"는 댓글부터 "출마할 때부터 진정성이 있기는 했느냐", "혹시 자소서 한 줄을 위해 1만 학우를 우롱했던 것은 아니냐"는 글이 달리고 있다.
총여학생회장 외에도 총학생회 회장, 부회장직도 모두 공석인 것으로 알려진다.
선거 과정에서 총학생회장 당선인들이 선거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내 선관위가 당선 무효 결정을 내리면서 현재는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진 상태다.
지난해에도 이 학교의 총학생회 부회장이 다른 학교로 편입학 하면서 1년 내내 부회장직이 공석으로 남는 일도 있었다.
부회장은 편입 시험을 치르면서 동시에 선거에도 출마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지탄받기도 했다.
해당 대학의 한 교수는 "대의민주주의 근간인 선거를 치르면서 후보자들의 마음가짐이 너무나 가볍고 준비상태가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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