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들 "위키리크스 추가자료 제공 약속 안 지키나?" 초조
포브스 "어산지의 '선의' 단지 언론플레이였나" 의문 제기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IT 기업들에 CIA(미 중앙정보국)의 해킹 자료를 넘기겠다던 위키리크스의 약속은 허언이었나?"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창설자가 지난 9일 디지털 인터뷰를 통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추가 문서들을 IT 기업들에 먼저 제공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이 지났지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기업들은 아직 어떤 정보도 받지 못해 초조감이 커지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보스가 11일 보도했다.
하루빨리 자사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파악해 안전성 강화 조처를 해야 하는데, 정확하고 상세한 해킹 툴 분석을 위한 위키리크스 자료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어산지의 배타적인 '선의'는 기업들이 CIA의 해킹 툴을 분석해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해킹 차단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지만, 아직 어떤 IT 기업의 보안팀도 위키리크스와 접촉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보안 전문가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CIA 파일들을 검토한 결과 구글이 대처해야 할 다양한 취약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위키리크스가 PR 목적으로 사람들을 속인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도 성명에서 "우리는 아직 위키리크스와 아무런 접촉도 갖지 못했다"면서 "우리가 고객 보호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CIA건 위키리크스건 보안 문제에 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 'secure@microsoft.com'에 자료를 제출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이폰에서 맥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해킹된 것으로 알려진 애플 측은 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으며, 스마트 TV가 CIA 해킹 부서의 목표물이 된 삼성도 관련 정보에 대한 문의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포브스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누출된 CIA의 해킹 툴이 대부분 구식 버전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과연 그 방법으로 모든 문제에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는 언제 추가 정보를 제공할지에 대한 포브스의 문의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포브스는 "위키리크스가 자료 분석이 끝난 후에 유용한 데이터를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제공할 것인지, 또는 단지 언론플레이를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만일 전자의 경우라면, IT 기업들은 서두를 필요가 없을 것이지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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