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오지 마" 만류에도 터키장관 네덜란드 방문 강행 의지

입력 2017-03-11 18:01
"제발 오지 마" 만류에도 터키장관 네덜란드 방문 강행 의지

터키 외교 "방문 막으면 네덜란드 제재"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네덜란드 정부의 거듭된 만류에도 터키 장관이 방문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11일 CNN튀르크와 한 인터뷰에서 "오늘 로테르담에 간다"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방문이 무산되면 네덜란드를 제재하겠다"고 위협했다.



앞서 네덜란드 당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차우쇼을루 장관의 정치집회를 막겠다고 예고했다.

아흐메드 아부탈레브 로테르담 시장은 10일 기자들에게 "차우쇼을루 장관은 외교관으로서 면책특권이 있으므로 우리도 그에 따라 대우하겠지만, 우리에게도 공공장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한하는 다른 수단이 있다"고 말해, 차우쇼을루 장관의 집회 발언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9일에는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나서 이번 방문을 반대하면서 "그래도 차우쇼을루 장관이 온다면 기사 딸린 차량과 에스코트를 비롯해 어떤 의전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뤼테 총리는 심지어 "체포만 안 할 뿐", 모든 수단을 써서 막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앞서 독일 함부르크에서 터키계 정치집회에 참가해 연설했다. 주최 측은 함부르크 당국의 '안전문제' 제기에 장소를 두 번이나 바꾼 끝에 세 번째 장소에서 허가를 받아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12일에 스위스 취리히도 방문, 정치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터키가 유럽 각국의 공개 반대에도 개헌 지지집회를 강행하는 것은 재외국민 투표가 다음달 대통령중심제 개헌 국민투표의 '캐스팅보트'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터키 내 개헌 찬반 여론은 50대 50으로 갈렸다.

체류국의 반터키 정서와 차별을 겪는 재외국민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는 개헌에 찬성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터키가 유럽 각국으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유권자들 사이에 확산시켜 지지율 결집 효과를 노리는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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