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英없는 미래' 논의…동유럽, '다중속도 유럽案'에 우려

입력 2017-03-11 00:37
EU, '英없는 미래' 논의…동유럽, '다중속도 유럽案'에 우려

투스크 "빨리 가려면 홀로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융커 "다중속도 유럽안, 동·서유럽 가르는 철의 장막 아냐"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영국을 제외한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은 10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이틀째 정상회의를 열고 영국이 빠진 EU의 장래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EU 관리들은 EU 각 회원국의 사정에 따라 협력의 범위와 강도를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하는 이른바 '다중속도(Multi-Speed) 유럽 방안'에 대한 동유럽 국가들의 우려를 해소하느라 부심했다.

동유럽 국가들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제안한 '다중속도 유럽 방안'이라는 '다층체제'가 영국의 EU 탈퇴 이후 동유럽 국가들을 소외시키려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회의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융커 집행위원장은 27개국 정상들에게 EU의 통합을 호소했다.



투스크 의장은 "우리의 주된 목적은 27개 회원국 간에 신뢰와 통합을 강화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융커 위원장은 '다중속도 유럽 방안'과 관련, 일부 회원국에 이 방안이 "새로운 분단선, 동·서 유럽 간 철의 장막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이것은 누구를 제외하려는 게 아니라 더 협력하려는 국가들을 조직화하는 과정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의 모토는 단결돼 있다는 것이면서도 다양성 속에 단결돼 있다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이미 다양한 속도의 유럽을 이루고 있다"며 "그 정신은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도록 개방돼 있어야 한다. 제외되는 게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회의에서 투스크 의장의 재선에 반대하며 선출 연기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폴란드가 이날 EU 정상회의 발표문에 동의하지 않아 결국 EU 정상회의는 발표문 없이 회의를 마쳤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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