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0' 인용으로 이어진 박 前대통령의 '불통 리더십'

입력 2017-03-10 19:42
'8대0' 인용으로 이어진 박 前대통령의 '불통 리더십'

비밀주의식 국정운영에 최순실 존재 확인되자 국민적 배반감 불러

헌재 "의혹 제기될 때마다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판"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핵당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불통 리더십'이 그 주요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대통령과 독대를 못 했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없다고 했던 이른바 '비선 실세' 최순실의 존재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적 배신감을 가져왔고 이것이 탄핵의 토대가 됐다는 분석에서다.

박 전 대통령의 불통 리더십은 임기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정권 초에 장·차관 6명이 낙마하는 인사 파동이 벌어지면서 '나홀로 인사'라는 비판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는 물론 부처 장관들과 활발하게 소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취임하면서 더 굳어졌다.

특히 김 전 실장이 2014년 국회에서 이른바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모른다"고 답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하면서 세월호 7시간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결국 국회 탄핵소추안 사유에도 포함됐다.

박 전 대통령의 불통 리더십은 2014년 말 '비선 실세 문건 파문'의 배경으로도 작동했다. 김 전 실장 체제에서 청와대가 비밀주의식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는 문건 의혹을 더욱 키우는 한 원인이 됐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12월 비선실세 문건 파문을 "찌라시에나 나오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또 2015년 1월 기자회견에서 비선 핵심으로 지목된 이른바 문고리 3인방에 대해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못을 박았고, 김 전 비서실장도 "(대통령은) 정말 사심이 없는 분"이라면서 두둔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면보고가 적다는 질문에 "대면보고가 필요하느냐"고 장관들에게 묻기도 하는 등 일반 국민과는 동떨어진 인식을 보였다.

결국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조윤선 전 장관마저 "정무수석 11개월간 대통령 공식 독대는 없었다"(2016년 11월 국회)고 말하는 상황까지 만들어지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불거진 우병우 전 민정수석 및 최순실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강대강'으로 맞섰다. 우 전 수석 의혹 제기에 대해 청와대는 지난해 8월 "'우병우 죽이기' 본질은 식물 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미르·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최순실 의혹이 제기되자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2016년 9월)면서 야권을 겨냥했다.

그러던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불거지자 지난해 10월25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최 씨와의 관계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 일로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되면서 박 전 대통령은 정국 수습을 위해 책임총리나 국회 추천 총리 카드를 내밀었으나 이마저도 일방통행식 접근이라는 야권의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피청구인은 최서원(최순실)의 국정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했다"면서 탄핵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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