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심장이 바운스' 부정맥…봄에 더 위험하다

입력 2017-03-11 08:00
[건강이 최고] '심장이 바운스' 부정맥…봄에 더 위험하다

봄에 일교차 1℃ 증가하면 부정맥 환자 3.76% 더 발생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심장이 바운스(Bounce) 바운스(Bounce) 두근대 들릴까 봐 겁나…"가수 조용필의 '바운스'라는 노래 중 일부분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에 앞서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런데 연인이 옆에 없는데도 갑자기 가슴이 뛴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부정맥' 증상 때문이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정상적인 리듬을 잃고 흐트러진 상태를 말한다. 심장은 보통 분당 60~100번씩, 하루 약 10만 번을 규칙적으로 펌프질을 반복하는데 이런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겨 맥박이 지나치게 빨라지거나 느려지면서 불규칙해지는 게 부정맥이다.

부정맥 증상은 경미한 가슴 두근거림, 흉통에서부터 실신, 돌연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때문에 이 질환은 조기박동, 심방세동, 심실빈맥과 같은 빠른 '빈맥성 부정맥'뿐만 아니라 방실차단, 동서맥처럼 심장이 1분에 60회 미만으로 박동하는 '서맥성 부정맥' 등의 다양한 진단명으로 나뉜다.

부정맥은 증상만 가지고는 진단이 확실치 않은 만큼 심전도 검사가 필수적이다. 다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부정맥 증상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모두 심전도 검사가 권고된다.

원인은 심장의 선천적인 이상 외에 담배, 술, 카페인 등의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환절기에 커지는 일교차도 주의해야 할 외부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팀이 2008∼2011년 사이 서울에서 부정맥 증상 때문에 병원 응급실을 찾은 3만1천629명을 대상으로 일교차와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일교차가 1℃ 커질 때마다 부정맥 위험도 비례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봄철에는 이런 상관성이 가을이나 겨울보다 3배 이상으로 커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Biometeorology)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일교차가 1℃ 증가할 때 부정맥에 의한 응급실 방문이 1.84%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전날 일교차가 5℃였는데 다음날에는 6℃로 높아졌다면, 부정맥으로 응급실을 찾을 사람이 1.84% 상승한다는 얘기다. 만약 일교차가 전날보다 5℃ 상승했다면 부정맥 위험도는 9.2%가 높아지는 셈이다.

일교차와 부정맥 사이의 이런 상관성은 가을(1.18%)이나 겨울(0.87%)보다 봄(3.76%)에 더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성별로는 여성(3.84%)에서 상관성이 더 컸으며,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 노인층(3.13%)에서 위험도가 더 두드러졌다.

부정맥을 예방하려면 매일 30분 이상 운동으로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과 온몸의 근육을 풀 수 있는 체조나 요가 등도 좋다.

다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새벽 운동이나 등산은 삼가는 것이 좋다. 만약 운동한다면 약 10분간 맨손 체조나 스트레칭 체조로 심장 등이 갑작스러운 추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운동에 들어가서도 약한 강도에서 시작해 마지막에 다시 약한 강도로 돌아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아침 운동을 할 때 가슴부위가 답답하거나 통증, 호흡곤란 증세 등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부정맥은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이 많이 들어간 음식 등이 원인이 돼 두근거림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면서 "증상이 없다고 방치하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는 만큼 뚜렷하지 않은 증상이더라도 불안감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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