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 '불씨 되살아날라'…밤까지 뒷불감시 '철저'

입력 2017-03-10 18:39
수정 2017-03-10 18:41
강릉 산불 '불씨 되살아날라'…밤까지 뒷불감시 '철저'

필수인원 80여명 재발화 감시 후 철수 결정 방침

산불 당일 오전 약초꾼 2명 입산…혐의 강력 부인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이재현 박영서 기자 = 지난 9일부터 이틀째 이어진 강원 강릉 산불이 꼬박 하루만인 10일 오전 10시 30분께 완전히 꺼졌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9시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큰 불길을 잡은 데 이어 10시 30분을 기해 완전히 진화하고 뒷불을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산불 발생 꼬박 하루 만에 큰 불길이 잡힌 셈이다.

현재까지 75㏊의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피해 면적이 워낙 넓고 바람만 불면 언제든 재발화할 가능성이 있어 진화 인력 일부가 남아 뒷불을 감시 중이다.

소방과 군 지원인력은 모두 철수했으며 강릉국유림관리사무소와 시청 산림과 직원 및 진화대원 80여 명이 현장에 남아 야간감시에 들어갔다.

이들은 혹시나 불씨가 되살아나지는 않는지 살피며 완전 철수를 결정할 방침이다.

산림 당국은 이번 산불 원인을 입산자 실화로 추정하고 있다.

강릉경찰서는 산불 발생 당일 인근에 주차한 차량의 소유주 등 용의자로 지목한 50대 후반 남성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이들은 약초꾼으로 이날 오전 산에 올랐으나 혐의에 대해서는 "약초를 깨고 일찍 내려왔을 뿐"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확실한 실화 증거는 없다. 남성 2명의 동선을 확인하고 마을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 중이다"고 말했다.

산림 당국은 앞서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헬기 18대를 대거 투입, 산불 진화 총력전을 펼쳤다.

또 밤을 새우며 산불 현장에 대기시켰던 인력 2천여 명도 이른 아침부터 투입했다.

이번 산불로 인명이나 민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13년 전에도 대형 산불을 겪은 옥계면 산계리 일대 주민들은 당시의 악몽이 되살아나 밤새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산림 당국은 "완전진화는 됐으나 건조특보가 확대하는 등 대기가 매우 건조한 탓에 불씨가 재발화하지는 않는지 철저하게 뒷불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봄철 건조한 날씨에 영농준비를 위한 소각행위와 산나물과 약초 채취를 위한 입산자 실화 등으로 산불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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