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 통상압박 피하자"…신흥국 인프라 시장 공동 진출 제안

입력 2017-03-10 10:26
日 "美 통상압박 피하자"…신흥국 인프라 시장 공동 진출 제안

美 수용 여부 미지수…美, WTO에 자동차·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 의견서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무역 불균형 문제로 압박을 가하는 미국에 철도나 항만 등의 인프라를 신흥국에 공동 수출하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설치하기로 결정한 '미일 경제대화'의 중요 의제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수출 대상 인프라는 철도, 항만의 정비가 유력하다. 미국에 공장을 둔 일본 기업과 제너럴 일렉트릭(GE) 같은 미국 인프라 기업이 참가해 민간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일본은 이런 방안이 실현되면 트럼프 정권이 중시하는 미국의 고용 확대와 무역적자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논리로 미국측을 설득할 계획이다.

미일간 금융, 무역 관련 협의의 틀인 미일경제대화는 ▲ 재정·금융정책 연대 ▲ 인프라 정비, 에너지 등 사업 협력 ▲ 미일간 무역 틀 등 3가지를 핵심 의제로 삼는다.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각 나라의 수장으로 참여하는데, 펜스 부통령의 다음달 일본 방문에 맞춰 첫 회합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이 같은 제안을 통해 일본 정부가 일본에게 불리한 자동차 무역 등 개별 조건 등으로 논의가 깊이 들어가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일본의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꾸준히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 엔저(低)-고(高)달러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왔다.

미국은 지난 9일(현지시간) 일본에 자동차와 농산물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하기도 했다.

미국은 의견서에서 "일본의 자동차 시장에는 중대한 비관세장벽이 남아 있다"며 구체적으로 인증 관련 독자 기준과 시험 절차, 자동차 제조사 각각의 판매망 등을 예로 들며 비판했다.

농산물 시장과 관련해서는 "(일본의) 농업이 높은 관세로 과잉 보호를 받고 있다"며 "작년 미국의 일본에 대한 무역 적자가 689억 달러(약 79조5천600억원)나 되는 것은 심각하다. 일본의 의미 있는 구조 개혁이 세계적인 무역 불균형 시정에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피터 나바로 미국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8일에는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일)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일본에 관세·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미국 제품을 구입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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