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고 부러지고…북한군 참호파기 시합, 삽 불량으로 파행"

입력 2017-03-10 09:56
수정 2017-03-10 10:03
"휘고 부러지고…북한군 참호파기 시합, 삽 불량으로 파행"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전시동원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이 전투용 공병삽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0일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3월 5일 어랑비행장 근처에서 함경북도 경성군 주둔 인민군 제9군단 산하 부대들의 개인 참호파기 경기대회가 열렸지만, 공병삽 불량으로 경기는 승자를 가리지 못하고 흐지부지되고 말았다"고 RFA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땅은 그리 얼지 않았지만, 자갈이 많은 장소를 선택해 깊이 1.2m, 직경 1m의 참호를 파도록 경기규칙을 정했다"며 "경기가 시작되자 출전 병사들의 삽자루가 부러지고 삽날이 휘어져 참호를 얼마 파지도 못하고 경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RFA에 "9군단에서 조직했던 개인 진지 파기 경기가 공병삽 불량으로 중단됐다는 정보를 확인했다"며 "이런 사실이 보고돼 누군가 반드시 책임을 지고 처벌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공병삽은 군인들의 개인 장구류지만, 수량이 모자라 한 개 분대에 3개씩, 삽 하나에 두 명이 함께 쓴다"며 "그나마 2000년 이후에 생산된 공병삽은 재질이 물러 쓸 만한 정도가 못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민군은 일반 보병이나 산악경보병 부대에만 개인 공병삽을 지급하고 포병이나 다른 기계화 부대들엔 그마저도 지급하지 못한다"며 "포병이나 기계화 부대들은 자체로 사들인 일반 삽이나 곡괭이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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