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신형순항미사일 배치…핵미사일 조약 위반"

입력 2017-03-09 18:14
美 "러 신형순항미사일 배치…핵미사일 조약 위반"

미 합참본부 부의장 밝혀…트럼프 對러 정책에 또다른 악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의 신형 순항미사일 배치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중·단거리 핵미사일 폐기조약(INF) 위반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합동참모본부(JCS) 부의장 폴 셀바는 8일(현지시간) 하원 국방위원회에서 연설하며 러시아의 신형 순항미사일 배치를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셀바 부의장은 "이 시스템은 그 자체가 유럽 내 다수의 미국 군사시설에 위협이 된다"며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나토 시설에 위협을 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 시스템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배치는 INF의 정신과 목적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미국도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는 지렛대를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셀바 부의장의 발언은 러시아의 신형 순항미사일 배치를 미국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자국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비밀리에 신형 순항미사일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이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은 앞서 러시아의 시험 발사로 지난 2014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INF 위반 논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러시아는 미국이 SSC-8로 부르는 이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2개 대대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의 상세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SSC-8 배치가 지난 1987년 미-소련 간에 체결된 INF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서명한 INF는 사거리 500㎞∼5천500㎞의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금지한 조약으로 냉전 시대 군비 경쟁을 종식한 역사적 문서로 꼽힌다.

미군 당국이 러시아의 신형 순항미사일 배치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나서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표방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정책이 더욱 부담을 안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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