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제주 찾던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단 발길 돌려

입력 2017-03-09 15:08
'中 사드 보복' 제주 찾던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단 발길 돌려

바오젠 내달 방문 잠정 중단…중국 여행사, 한국 대신 북한상품 내놔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2011년부터 3년간 제주를 방문해 오던 대규모 기업 인센티브 관광단이 중국 정부의 방한 관광 중단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제주도는 중국의 건강용품 회사인 바오젠일용품유한공사(이하 바오젠)가 내달 예정된 인센티브 관광단 1천300∼1천500명을 제주로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바오젠은 내달부터 올해 10월까지 한 해 동안 총 2천500명의 관광단을 보낼 예정이었다.

올해 첫 방문이 잠정 중단되면서 전체 인센티브 관광단의 방문 일정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바오젠은 2011년 9월 처음으로 관광단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해 8차례에 걸쳐 모두 1만4천여 명의 관광단이 제주를 방문했다.

관광단은 각 3박 4일간 제주에 머물며 김치 만들기, 한복 입기 등을 체험하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과 세계지질공원인 주상절리대, 섭지코지, 제주민속촌 등을 둘러보며 비교적 여유로운 여행을 즐겼다.

바오젠 리다오(李道) 총재는 첫해 제주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화산섬으로 이뤄진 제주의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을 비롯해 돌담, 자연과 사람이 잘 어우러진 환경 등은 중국과는 다른 독특한 풍경"이라며 다른 나라 관광지 대신, 제주에 관광단을 보내게 된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이후 2013년 10여명의 대표단, 2016년 1천여명의 관광단을 보냈다.

제주도는 관광단을 보내온 바오젠 그룹에 화답하기 위해 제주시 연동7길 '차 없는 거리' 450m를 '바오젠 거리'로 이름 붙여 6년째 사용하고 있다.

바오젠 거리는 음악 공연 등이 자주 열리고 각종 제주 특산물 등을 파는 음식점이 즐비해 싼커로 불리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이 들르는 필수 관광코스로 꼽힌다.

바오젠 관광단의 제주 방문을 필두로 중국 다단계 유통업체인 암웨이(2만여명), 다단계 유통업체인 완메이 차이나(7천명), 일용품 다단계 판매업체인 KELTI(2천800명), 제약회사인 메디트로닉(1천600명), 신시대건강그룹 관광단(1천500명) 등이 제주에 인센티브 관광단을 보냈다.



제주도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와 난징 등 화동지역 도시 여행사는 한국 상품 대신 북한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북한 상품을 판매하면 여행사의 방한 비자 대행권이 취소되는데도 불구하고 사드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북한 상품 판매를 결정한 것으로 제주도는 판단하고 있다.

여행사 내 한국부와 일본부를 통합하거나 한국부를 폐쇄해 직원을 재배치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청두에서 유치한 제주 낚시와 왕벚꽃축제, 실버 관광 상품 일정이 연기됐다. 유커를 위주로 영업하는 전세버스 업체는 15일 이후 예약이 전면 취소된 상태다.

전세버스는 크루즈 입항 시 60∼90대의 배차 수를 유지해 왔으나 크루즈 제주 기항도 끊길 것으로 예상돼 경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유커 의존율이 높은 음식업체는 예약 취소율이 90% 이상, 휴양리조트는 예약 취소율이 80% 이상으로 각각 조사됐다.

4월부터는 싼커로 불리는 개별 관광객의 제주 관광 예약도 모두 취소되거나 문의가 줄 것으로 내다봤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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