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김종인, 연정론 띄우며 광폭행보…민주당 '여진'

입력 2017-03-09 12:37
수정 2017-03-09 17:14
'탈당' 김종인, 연정론 띄우며 광폭행보…민주당 '여진'

金, 민주의원 조찬후 유승민과 점심회동…10일엔 남경필 만나

민주당·국민의당 非文 의원들, 오찬서 개헌론 논의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을 위해 탈당한 이튿날인 9일 민주당 안팎에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여야를 넘나들면서 인사들을 만나 '광폭행보'를 이어가며 탈당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표가 협치 없이는 차기정부의 개혁과제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개헌론 뿐만 아니라 연정론이 정계개편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밖에서는 개헌·연정을 고리로 한 '빅텐트론'이 잦아들지 않고, 안으로는 김 전 대표 측근 의원들의 탈당설이 불거지고 비문(비문재인) 의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아침, 서울 시내 모처에서 가깝게 지내는 민주당 의원들과 조찬 회동을 했다.

진영 변재일 김성수 박용진 최명길 최운열 의원 등 6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들은 탄핵 결정 이후의 정국의 변화와 대응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점심은 바른정당 대선 경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함께 했다. 이어 10일 오찬은 같은 당 경쟁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만나 향후 정국구상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탈당을 공식화한 지난 7일에는 국민의당 대선경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조찬회동을 했다.

이런 '종횡무진'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가 이른바 '반패권지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친문(친문재인)과 친박(친박근혜)을 제외한 세력들이 규합해 정권을 창출하고, 국가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특히 김 전 대표는 탄핵 선고일인 10일 이후 대선구도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세 규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가 기력을 상실했는데 정권은 이미 교체된 것 아닌가. 탄핵이 이뤄지면 정권교체는 끝난 상황이라고 본다"며 "조기 대선 하면 지금 상황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선거구도가 짜이지 않겠나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회 여건으로 볼 때 누가 대통령이 된들 화합을 하기 위해 정치권이 어느 정도 연합하는 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그걸 할 수 있는 사전작업을 해야 책임있는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의 이런 광폭행보에 대해 민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김 전 대표를 따라 탈당해 새로운 세력에 합류할 의원들이 있을지, 있다면 규모가 얼마나 될지 등이 초미의 관심사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최명길 의원은 이날 "최근 언론에서 탈당 여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진영 의원, 이언주 의원, 나까지 3명이라고 나오는데, 그게 전부는 아닐 것"이라면서 예상보다 많은 숫자의 의원들이 탈당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에서 한솥밥을 먹었지만 현재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에 나뉘어 있는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의원들도 이날 오찬 모임을 하고, 김 전 대표의 탈당과 개헌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개헌론이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민주당내 개헌파와 국민의당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대표와 가까운 변재일 의원이 언론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의 정책이 모두 부정당했다"고 말한 데 대해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당내 긴장감도 감돌고 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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